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은 22일 인천 LG 트윈스전 9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20개의 공을 던졌다. 신인 시절 투수로 1년간 활약했던 김강민의 2001년 팬북 사진. 사진제공|SSG 랜더스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9)은 22일 인천 LG 트윈스전 때 마운드에 올랐다. 1-13으로 크게 뒤진 9회초 공 20개를 던졌다. 3타자를 상대로 0.2이닝 1홈런 1삼진 1실점. 전광판에 145㎞의 구속이 찍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강민과 김원형 SSG 감독은 23일 LG전에 앞서 다양한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22일 LG 트윈스-SSG 랜더스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야수 김강민에게 구단이 선물한 기념구. 사진제공|SSG 랜더스
김 감독은 “(김)강민이에게 물어보니 해보고 싶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입단할 때 투수를 했다. 큰 격차로 패했는데 덕아웃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팬들에도 좋은 이벤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팀 훈련 도중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야수가 적지 않았다. 김성현은 어제(22일) 경기 도중 김강민이 홈런을 맞자마자 덕아웃에 자신이 던지겠다는 사인까지 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에서 SSG 김강민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강민은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그는 “내야수로 지명됐는데 내가 고집을 부려 1년간 투수를 했다. 결국 실패하고 팀이 원하는 대로 포지션을 바꿨는데 좋은 추억이 됐다”고 밝혔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가볍게 던지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이 있었지만 그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홈런을 허용한 뒤 강한 공이 나왔다. 그는 “신인 같았다. 마운드에 오르니 포수만 보이더라. 사인도 한 번 놓쳤다. 몇 개 안 던진 것 같던데 20개를 던졌더라. 이 정도로 흥분된 상태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집에 가서도 잘 못 잤다”고 얘기했다.
김강민은 “일방적으로 패한 경기에서 웃고 끝났다. 그래서 기분 좋았다. 다들 장난치는데 최정이 진지하게 ‘형 볼 정말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해줬다. 진심이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일은 없을 것 같다. 내가 강하게 던진 탓인지 감독님이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다’고 선을 그으셨다”며 다시 웃었다.
인천|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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