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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인물들과 만났다는 사실은 야구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게이트급의 대형사건이다. 특히 수원 원정 기간 중 새벽에 서울로 이동해 술자리를 가진 키움 선수들의 행태와 거짓 증언은 프로의식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차라리 지금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박민우와 한현희(키움)가 이번 사태에 연루돼 국가대표팀에서도 물러난 것을 고려하면, 2020도쿄올림픽 기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없다.
만약 일본에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부의 일탈이라도 ‘한국야구’라는 타이틀이 도배될 것이다. 그야말로 국제망신이다.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자국 선수들이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당시 대만 타이베이의 나이트클럽에서 발각됐을 때도 이를 강하게 비난했던 일본 언론의 성향과 팬들의 반응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비난이 쏟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시국이다. 방역수칙 위반은 즉각 귀국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눈앞에서 교훈을 얻었기에 향후 이런 형태의 일탈행위로 인한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웃지 못할 반응이 나오는 게 한국야구의 현실이 됐다. 올림픽 출전에 사활을 건 다른 야구선수들은 물론 타 종목 선수들에게까지 폐를 끼쳤으니 더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