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의인화=국대 현수! 베이징부터 도쿄까지 56경기 0.364의 의미

입력 2021-08-0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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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만든다면 김현수(33·LG 트윈스)의 모습이 아닐까. 소속팀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이 태극마크를 단다고 줄어들 리 없다. 대표팀 곳곳에 미치는 주장의 힘이 미친다. 같은 말 한마디라도 팀 내 최고타율 타자의 입에서 나오니 무게감은 몇 배다. 실력까지 갖춘 리더. 김현수는 지금 김경문호를 이끌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야구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일 19시 열리는 일본-미국전 승자와 4강에서 격돌한다.


한국은 1회말부터 4회말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음에도 좀처럼 시원한 적시타를 만들지 못했다. 1회 이정후의 희생플라이, 2회 오지환의 2점포로 3점을 뽑았지만 모두 득점권 적시타는 아니었다. 그런 타선의 답답함을 깬 건 5회말이었다. 3-1로 추격을 당하자 타선이 깨어났다. 안타 2개와 몸 맞는 공을 묶어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황재균의 1루수 땅볼 때 상대 대니 발렌시아의 송구 실책이 나와 4-1을 만들었다. 이후 박해민과 강백호가 연이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현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쐐기는 김현수가 박았다. 2사 후 좌완 알렉스 카츠 상대 우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13년 전 베이징에서 이와세 히토키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듯, 여전히 좌투수에 약하지 않은 타격기계의 면모 그대로였다. 이허 7회말에는 2사 후 2루타로 살아나간 뒤 후속 김혜성 적시타 때 득점까지 해내며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여기에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만점이다. 선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김현수의 이름을 꺼낸다. 표현과 톤은 제각각이지만 골자는 “(김)현수 형의 한마디 덕분에 마음을 편하게 먹어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후배들 한 명 한 명 찾아 격려하는 캡틴. 김경문 감독이 소집 직후 김현수를 주장으로 낙점한 이유다.

김현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8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3차례(2010·2014·2018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2009·2013년)과 프리미어12(2015·2019년) 각 2차례에 2020도쿄올림픽까지. 김현수는 커리어 국가대표 통산 56경기에서 타율 0.364, 3홈런, 43타점으로 펄펄 나는 중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2017 WBC를 제외한 모든 국가대표 개근. 성적까지 만점이다.


태극마크 달린 푸른색 유니폼. 소년티 가득했던 김현수가 처음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것도 그 유니폼과 함께였다. 영광의 순간, 아쉬움의 순간 모두 핑계 없이 대표팀 소집에 응했다. “늘 영광”이라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국가를 대표한 9개 대회 56경기의 발걸음은 숫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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