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간판 안세르, PGA 첫 우승서 ‘상금 21억 대박’

입력 2021-08-09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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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열매는 더 달콤했다.


멕시코 출신의 아브라암 안세르(30)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121경기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우승상금이 무려 182만 달러(21억 원)나 되는 ‘특급 대회’라 기쁨은 두 배였다.


안세르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 윈드(파70)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50만 달러·120억 원) 마지막 날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4위였던 안세르는 4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합계 16언더파 264타를 기록했다. 샘 번스(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동타를 이루고 플레이오프 끝에 챔피언에 올랐다.


18번(파4) 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에서 셋 모두 파를 기록한 가운데 안세르는 같은 홀에서 열린 두 번째 연장에서 세컨 샷을 홀컵 1.2m에 붙여 버디를 잡고 나란히 파에 그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완성했다. 2019년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 팀의 일원으로 출전하면서 국내 골프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안세르는 최근 끝난 도쿄올림픽에도 멕시코 대표로 출전해 공동 14위의 성적을 거뒀다.


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은 세계랭킹 50위 이내, 올해 투어 대회 우승자 등만 출전해 컷 없이 치르는 대회다. 총상금이 1000만 달러가 넘고, 우승상금은 어지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총상금과 맞먹어 특급 대회로 불린다.


5월 발스파 챔피언십에 이어 또 한번 우승을 기대했던 번스는 두 번째 연장에서 안세르보다 더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쳤고, 도쿄올림픽에서 플레이오프 끝에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마쓰야마는 연장 두 번 모두 파에 그치며 재차 고개를 떨궜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해리스 잉글리시(미국)는 합계 15언더파 단독 4위에 만족해야했고, 코로나19를 딛고 일어선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12언더파 공동 8위로 랭크됐다.


임성재(23)는 이븐파 공동 46위에, 이경훈(30)은 2오버파 공동 54위에 머물렀다.


‘색다른 의미’로 화제의 중심에 선 김시우(26)는 4라운드에서 8오버파 78타를 쳐 합계 13오버파로 기권자를 제외한 65명 가운데 65위로 대회를 마쳤다. 11번(파3) 홀에서만 무려 10타를 잃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티샷이 물에 빠졌고, 드롭존에서 친 네 번의 볼 역시 모두 연못으로 향하는 등 한 홀에서 볼을 5개나 잃어버렸다. 6번째 시도 끝에 볼을 그린에 올린 뒤 2번의 퍼트로 홀아웃하며 벌타 5개를 포함해 스코어카드에 ‘13’을 적어 냈다. 이름도 생소한 ‘데큐플 보기(decuple bogey·한 홀에서 10타 오버)’로 PGA 투어 사상 파3 최다 타수 신기록(메이저대회 제외)이었다.


김시우는 이 악몽 이후 12번(파4) 홀에서 버디로 곧바로 1타를 줄인 뒤 파3 홀인 14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또 뒷걸음질을 쳤지만 이내 15번(파4)~16번(파5)~17번(파4) 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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