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리포트] “매일 이기는 정체성” 서튼 메시지, 롯데 응답은 2사 후 9안타 집중

입력 2021-08-10 2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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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수단. 스포츠동아DB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모든 경기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경우에 2경기 중 1경기만 승리해 5할 승률을 맞춰도 소기의 목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매일 이기도록 준비하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완전체가 가까워진 롯데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2아웃 후 집중력을 과시하며 사령탑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는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2로 승리해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7이닝 동안 87구만 던지는 효율투를 펼치며 4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전반기 17경기서 5승7패, 평균자책점 4.37로 고전했던 스트레일리는 후반기 첫 단추를 깔끔하게 끼웠다.

롯데는 전반기 77경기를 32승44패1무(승률 0.421)로 마무리했다. 시즌 30경기 시점에서 사령탑이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6월 이후 17승15패로 분위기를 반전한 채 전반기를 마쳤다. 서튼 감독은 4주의 올스타브레이크를 통해 선수단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골자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다.

“롯데의 전반기 순위는 8위다. 당장 1위를 보고 달려가는 게 아니다. 바로 위 7위 팀을 보고 달려야 한다. 전반기엔 5경기 차였다. 지금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 5경기를 이겨내고 7위를 따라잡으면 6위와 2경기가 된다. 그렇게 가다보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고,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우선 매일 이기려고 준비하는 문화가 우리의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

메시지는 분명했고 효과는 확실했다. 이날 롯데는 공수에서 확실한 집중력을 과시했다. 이날 롯데가 기록한 11안타 중 9안타가 2아웃 이후에 나왔다. 2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김재유와 안중열의 연속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3회초에도 마찬가지. 선두 추재현 출루 후 2아웃.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익숙한데, 이날은 달랐다. 2사 1루에서 안치홍과 이대호의 안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7회초에도 2사 후 딕슨 마차도~추재현~전준우의 3연속안타로 4-0까지 달아났다.

롯데는 전반기에도 2아웃 후 타율 0.282(1위), OPS(출루율+장타율) 0.788(2위)로 준수했다. 기본적으로 팀 타율 1위(0.279)였기에 전반적으로 수치가 높은 게 당연하지만, 2사 후 오히려 집중력이 더 좋았던 것은 분명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선 이러한 강점이 극대화됐다.

완전체 전력도 기대감을 키웠다. 최준용과 정훈, 딕슨 마차도가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아직 부상병들이 남아있지만, 지금 전력에도 서튼 감독은 만족을 표했다. 김민수는 7월말 좌측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재활 중이며 8월말 복귀 전망이다. 민병헌은 정강이 찰과상으로 봉합 치료를 받았는데, 실밥을 푼 뒤 실전 투입 계획이다. 김대우 역시 순조롭게 재활 중이며 8월말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견이다. 서튼 감독은 “올림픽 브레이크는 부상자들이 회복할 시간이었다. 팀이 점진적으로 빌드업됐다”고 만족했다.

공격팀 입장에서 2아웃 이후 상황은 벼랑이다. 체감과 다소 괴리가 있는 듯해도, 2021년 롯데는 꾸준히 2아웃이 되면 집중력을 발휘해왔다. 사령탑이 눈앞의 한 경기, 한 걸음을 강조한 뒤 맞이한 후반기 첫 경기에서 그 장점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일단 첫 단추는 깔끔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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