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자의 문제발언과 동성애를 대하는 V리그의 스탠스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1-11-08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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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시우 소우자. 사진출처 | FIVB

최근 국제 배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브라질 남자대표팀의 센터 마우리시우 소우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여러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슈퍼맨 만화책의 제작자의 계시를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슈퍼맨의 아들이 남자에게 키스하는 이미지 옆에 예민한 주제인 동성애 혐오의 감정을 담은 글을 썼다. 이 것이 문제가 되자 소속팀(미나스)을 후원하던 스폰서들이 압박을 넣었다. 미나스는 소우자에게 무기한 제명조치를 내리고 벌금도 부과했다. 구단은 “불관용, 인종차별, 편견, 동성애혐오 표현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단은 소우자에게 이 문제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해명 동영상에서 문제를 더 키워버렸다. 사과발언 도중에도 동성애 혐오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마우리시우 소우자. 사진출처 | FIVB


“내 의견에 기분이 상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믿는 것을 옹호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내 의도가 아니었다. 당신이 믿는 것을 옹호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믿는 것을 옹호할 권리가 있다.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발언 이후 브라질 대표팀은 소우자의 대표팀 퇴출을 결정했다. 레난 달 조토 감독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브라질 대표팀에서 이러한 유형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나는 모든 종류의 편견, 동성애 혐오 및 인종차별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동성애 혐오증을 가진 사람이 설 자리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묘한 주제인 동성애와 관련한 내용은 먼 나라의 얘기처럼 들리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이미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서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V리그에도 몇몇 외국인선수의 사례를 놓고 알음알음 소문이 나돌았다. 커밍아웃을 한 선수도 있다. 흥국생명에서 2014~2015시즌 활약했던 호주 출신의 레이첼 루크다. 당시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입국해 시즌을 보냈는데 호주대표팀 은퇴 이후 여자친구와 결혼했다. 동성의 결혼이 인정받는 호주와 같은 포용성이 큰 사회 분위기와 문화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 사회와 V리그는 아직 이 문제에 공개적인 언급조차 삼가고 있다.

레이첼 루크. 사진출처 | KOVO


일본의 여자축구는 동성애에 열린 자세를 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 이후 국가대표 선수 등 몇몇이 커밍아웃을 했다. 다양성과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는 뜻이 담긴 결정이다. 만일의 경우겠지만 V리그의 유명한 선수가 동성애자임을 밝히거나 밝혀졌을 때 V리그와 배구계 팬들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궁금하다. 여전히 선수 이름 앞에 연예인 이름이 별명으로 붙고 외모가 멋있는 여자선수에게 대중의 관심이 더 쏠리는 V리그다. 더구나 많은 선수들이 단체생활을 하는 V리그에서 자칫 동성애와 관련한 언급은 프로배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대중들의 눈높이가 어디까지인지, 각 구단과 연맹 등 V리그 구성원들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를 해봐야 한다. 지금 배구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선수를 비난하는 단어로 동성애가 쓰이고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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