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전광인(왼쪽)이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2명의 블로킹을 상대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상근예비역 복무를 마치고 이날 복귀전을 치른 전광인은 팀의 세트스코어 3-0 승리에 일조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경기 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공백기간이 있어서 해봐야 안다. 요즘은 허수봉이 더 무섭다. 허수봉 대신 전광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말을 전해들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전)광인이에게 꼭 알리겠다. 광인이가 들어오면 수비가 더 탄탄해진다. 경험 없는 선수들을 이끌 리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인은 복귀하자마자 주장으로 임명됐다.
경기 전 웜업 때 전광인이 등장하자 홈팬들은 큰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주포 레오가 발목부상으로 4~6주간 결장이 불가피한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을 라이트, 차지환과 신인 박승수를 레프트로 투입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허수봉을 3, 6번 자리의 레프트로 내세웠다.
1세트 7-8에서 전광인의 공격이 조재성의 블로킹에 걸리는 등 무득점으로 공격에선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11-10 서브타임에서 3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팀이 주도권을 잡게 만들었다. OK금융그룹은 박승수와 차지환의 공격범실에 이어 박승수가 박상하에게 차단당했다. 현대캐피탈은 김명관, 박상하, 히메네즈의 추가 블로킹으로 OK금융그룹의 공격성공률을 43%로 낮추며 4점차 승리를 따냈다.
전광인 효과는 리시브에서 드러났다. 1세트 68%를 기록했던 리시브효율이 2세트까지 누적해서 59%를 찍었다. 그 덕에 세터 김명관이 편하게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시도했다. 6-5부터 홈팬들이 고대하던 모습이 잇달아 나왔다. 전광인은 안정된 리시브 이후 퀵오픈 직선공격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9-5에선 2연속 1대1 블로킹으로 조재성을 차단하며 2세트의 균형을 무너트렸다. 14-7에선 서브에이스까지 신고했다. 플레이가 한결 매끄럽고 여유로워진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파이프공격으로 2세트를 일방적으로 끝냈다.
석 감독은 “맥없이 물러서지 말라”고 선수들을 다그쳤다. 현대캐피탈의 공격성공률이 떨어지면서 3세트는 21-21까지 팽팽했다. OK금융그룹은 앞서나갈 기회마다 서브미스로 발목을 잡혔다. 최 감독은 쉬고 있던 허수봉을 다시 코트로 불렀다. 22-21에서 허수봉이 조재성의 퀵오픈을 홀로 차단했다. 허수봉은 이어진 랠리상황에서 오픈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24-23에서 경기의 마무리는 히메네즈의 몫이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0(25-21 25-10 25-23) 완승으로 시즌 8승(10패)째를 챙겼다. 현대캐피탈(승점 25)은 우리카드(승점 24)를 6위로 끌어내리고 5위로 올라섰다. 4위 OK금융그룹도 승점은 25다. 석 감독이 가장 두려워했던 허수봉은 17득점(3블로킹·공격성공률 63%)으로 가장 빛났고, 전광인은 7득점(2블로킹·1서브에이스·공격성공률 50%)으로 성공적 복귀를 알렸다. OK금융그룹에선 차지환이 10득점(3블로킹·공격성공률 44%)으로 팀 내 최다득점이다. 레오의 부상공백이 뼈아팠다.
천안|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