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해’에 ‘호랑이 굴’ 안착한 김영권, “울산의 우승을 향해” [현장 인터뷰]

입력 2022-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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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9일 K리그1(1부) 울산 현대는 빅뉴스를 전했다. 축구국가대표팀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영권(32)의 영입이었다. 현 시대 한국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해 ‘킹’이란 닉네임을 지닌 김영권을 품은 울산 구단은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 전파천문대에서 그의 공식 입단 사진을 촬영할 정도로 이번 영입을 통해 구단 통산 3번째 별(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3년 연속 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희망의 2022시즌을 열어젖히려는 ‘호랑이군단’의 동계훈련이 시작된 3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영권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FC도쿄(일본)에서 프로로 데뷔해 오미야 아르디자(일본)~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거쳐 지난 시즌에는 감바 오사카(일본)까지 줄곧 해외에서만 커리어를 쌓은 그의 K리그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조차 “내가 K리그에 올 것이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토로할 정도다.

계약기간 3년에 국내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며 김영권을 울산이 품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2005시즌 이후 닿지 않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공격이 강한 팀은 경기를 이겨도, 우승은 수비가 단단한 팀에 돌아가는 것이 축구다.

구단 최고위층이 직접 나선 감바 오사카의 계약연장 제안을 마다한 김영권의 K리그 도전에는 홍명보 울산 감독의 영향력이 컸다.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등 굵직한 메이저대회에서 김영권은 늘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함께 뛰었다. “팀을 더 강하게 다지기 위해 네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홍 감독의 정성에 김영권은 마음을 굳혔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 도전과 자극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월드컵 시즌에 신변에 변화를 크게 주기 어려우나 K리그는 조국의 무대다. 전방위적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는 울산의 컬러와 내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는다는 부분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울산의 상징인 ‘호랑이의 해’다. 좋은 기운이 울산을 감싼다. 김영권은 “대표팀이 아닌 곳에서 이렇게 많은 한국 선수들을 만난 것이 처음이다. 아직은 어색하고 낯설긴 해도 기분은 아주 유쾌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래도 각오와 의지는 분명하다. 새 직장으로 첫 출근길, 클럽하우스로 향하면서 거듭 입으로 “제대로 하자”를 되뇌었다. “프로선수가 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들어왔다. 모두가 많은 기대를 해주고, 주목해준다. 여기에 부응하려면 마음이 가벼울 수 없다”는 그는 “항상 자신감이 있다. 처한 환경이 어떻든지 현재 속한 팀이 가장 강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울산은 강호다. 지금까지 울산이 이룬 업적에 얹어 더욱 많은 성과로 증명하고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울산이 정상 문턱에서 거듭 좌절한 사실은 개의치 않는다. “과거는 모두 지난 일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토리를 쓸 것이다. 이곳의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다. 우승을 위해 뛴다는 생각뿐이다. 울산은 좋은 조직과 체계를 갖췄다.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김영권은 울산의 ‘맞수’ 전북 현대의 캡틴이자,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인 홍정호(33)와 전화통화를 하며 “리그 5연패를 했으니 농담으로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농담이다. 좋은 친구들과 멋진 승부를 하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생애 3번째 월드컵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프로 입단, 트로피, 월드컵 출전, 그리고 월드컵 승리까지 이룬 참 운이 좋은 선수”라고 자신을 낮춘 김영권은 “카타르월드컵이 개막할 11월까지 시간은 길다. 실감은 안 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 대표팀 모두의 마음이 잘 통한다. 신뢰도 두텁다. 좋은 감정과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면 (독일을 꺾은) 4년 전 러시아대회보다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힘차게 말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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