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쇼트트랙 첫판부터 시작된 중국텃세 [강산 기자의 베이징 리포트]

입력 2022-02-06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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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그럼 그렇지.”

5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벌어진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준결선 2조 최종 결과가 발표된 뒤 현장 반응이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개최국 중국의 텃세는 상상 이상이었다.

중국의 올해 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뒤부터 텃세에 대한 우려는 끊이질 않았다. 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중국이 2위로 골인한 뒤 실격 처리된 일도 있어 한국 선수단에선 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선수들은 출국 전부터 “실격의 여지를 주지 않는 압도적 스케이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트트랙대표팀 최고참 곽윤기(고양시청)는 2일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중국의 편파판정은 늘 경계하고 있다”며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편파판정을 경험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중국은 5일 2000m 혼성계주 준결선 2조에서 3위로 골인했다. 이대로라면 탈락이었다. 그러나 레이스 직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심판진은 10분 가까이 리뷰를 진행한 뒤 2위 미국과 4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모두 실격 처리했다. 러시아의 실격 사유는 레이스를 펼치지 않는 선수의 방해(Extra team skater causing obstruction), 미국의 실격 사유는 배턴을 넘겨준 선수의 방해(Blocking by infield skater)였다. 13바퀴를 남겨둔 시점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수도 양 팔을 뻗어 다른 선수의 레이스에 영향을 줬고, 무엇보다 주자들의 배턴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러시아 선수가 앞서 달리던 중국 선수와 접촉했지만, 중국 선수들끼리 배턴 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선수는 러시아 선수와 접촉한 것을 배턴 터치로 인식하고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실격 사유다.

ISU 규정집의 계주 경기규칙 3.c에 따르면, 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레이스에 참가할 수 없다(Skater will not be in the race until that Skater has been touched by, or has touched the Skater he is relieving). 혼성계주 규정 p를 봐도 ‘다른 팀의 선수로 인해 터치에 방해를 받았다면, 반 바퀴 뒤에 교대가 가능하다(In exceptional cases when a Team cannot make an exchange because of actions from other Teams, the exchanges can be made half a lap later)’는 예외규정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후 2바퀴를 더 돌고 나서야 제대로 배턴 터치를 했다. 그렇게 중국은 결선에 올라 금메달까지 따냈고, 김선태 중국 감독은 판정과 관련한 질문에 “판정은 심판이 한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단순히 이날 한 경기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에 우려가 크다. 여자 500m 예선 5조에서도 장위팅(중국)이 앞서 달리던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추월하려다 막힌 장면이 연출됐는데, 한 이탈리아 취재진은 “만약 장위팅이 폰타나와 접촉했다면 오히려 폰타나가 실격됐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만큼 중국의 텃세에 따른 편파판정 우려는 이미 극에 달해있는 상태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쇼트트랙대표팀 멤버였던 신다운(의정부시청)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선수들이 배턴 터치를 하지 않은 사진을 게재하고 “이걸 올라가네. 진짜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아직 8개 종목이 더 남아있는 쇼트트랙에 ‘편파주의보’가 내려졌다.

베이징|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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