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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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는 다시 한번 ‘경험’을 선택했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AG)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23일 류중일 전 LG 트윈스 감독(59)이 선임됐다. 프로는 물론 국가대표 수장으로도 잔뼈가 굵은 류 감독이 한국야구의 베테랑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야구대표팀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려있다. 2018년을 앞두고 야심 차게 도입한 전임감독제가 어두운 결말을 맺으며 끝났다. 초대 감독이었던 선동열 전 감독은 2018자카르타-팔렘방AG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전 감독은 지난해 여름 2020도쿄올림픽에서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임기를 마쳤다.

두 베테랑 사령탑의 쓸쓸한 퇴장 속에 국가대표 감독직은 어느새 ‘독이 든 성배’로 불리고 있었다. 이번 AG 대표팀 감독은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선수 발탁은 물론 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물까지 만들어야 해 그 부담이 한층 더 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국가대표 감독 공모를 통해 소방수 찾기에 나섰다.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상당수의 전·현직 프로 지도자들이 용기를 냈다. 젊은 축에 속하는 1970년대 출생 지원자도 적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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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독 선임을 맡은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1963년생인 류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대표팀 수장으로 다시 한번 ‘올드보이’가 나서게 된 것이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젊은 지도자를 뽑는 ‘모험’보다는 감독 커리어가 확실한 류 감독의 ‘경험’을 선택했다.

류 감독은 면접 과정에서 다른 지원자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관계자는 “류 감독이 이번 대표팀의 비전, 그리고 선수 차출 과정에서의 공정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노련미로 무장한 류 감독은 일단 성배를 들어 올렸다. 적지 않은 부담감 속에 다시 잡은 지휘봉이다. 그의 경험은 한국야구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