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잔류와 유럽 이적 사이, 황인범의 잠 못 이루는 밤 [사커피플]

입력 2022-06-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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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스포츠동아DB

황인범(26·FC서울)은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서울 팬들의 간절한 외침, 안익수 감독의 으름장, 주장 기성용의 간곡한 부탁까지…. 팀 잔류를 바라는 소망이 모인 만큼 그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2일(한국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클럽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선수와 지도자의 계약 임시중단 규정을 2023년 6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FIF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생긴 양국 리그의 외국인선수, 지도자가 소속 구단과 계약을 임시 중단한 뒤 다른 리그로 이적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이달 30일로 이 규정의 효력이 사라질 예정이었으나, 1년 연장됐다.


황인범의 거취에도 변수가 생겼다. 그는 4월 루빈 카잔(러시아)을 잠시 떠나 서울과 단기 계약을 했다. 계약 만료까지 1주일 남짓 남은 시점에 동행이 더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2022~2023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프랑스, 독일 등 복수의 유럽 구단이 영입을 타진해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당연히 서울 팬들은 황인범의 잔류를 바란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첫 홈경기였던 22일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2’ 17라운드를 앞두고 홈 팬들은 그의 잔류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스탠드에 걸었다. 동시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울人범#범in서울’ 해시태그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선수단 차원에서도 황인범을 설득 중이다. 안 감독은 “남대문시장에서 가짜 수갑을 하나 사려고 한다”며 “한국축구와 팬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선수다. 서울과 함께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장 기성용 역시 “(황)인범이에게 팀에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라보는 황인범의 심정은 어떨까. 울산전을 마친 뒤 그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와서 팀에 피해가 될까 걱정돼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성장과 발전, 그려왔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팀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내 축구인생에 이런 일이 생길지는 몰랐다. 그 와중에 팬들과 동료들, 구단에서 남아줬으면 하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황인범. 사진출처 | FC서울 SNS


처음 서울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황인범은 특별규정 변동 가능성까지 고려해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2일 열린 ‘세계최강’ 브라질과 국가대표 평가전을 계기로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다니 알베스(FC바르셀로나)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실력차를 절감한 그는 “무언가에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세계적 수준의 무대를 향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는 “유럽이라고 마냥 갔다가 경기를 못 뛸 수도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니었다. 설령 경기를 많이 못 뛰어도 세계적이고 높은 레벨의 선수들과 뛰어야 한다고 느꼈다. 훈련에서라도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 느꼈다. 거취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그런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황인범은 울산전 도중 입은 손가락 골절로 인해 23일 수술대에 올랐다. 이 때문에 25일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출전은 불투명해졌다. 그에게는 참으로 복잡한 6월이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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