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의 움직임은 현장에서도 이미 나타난 바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차인 0-23 패배를 당한 24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도중 홈팬들이 원정팀의 안타에 환호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잡혔다.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7회까지 무득점에 그친 끝에 1-6으로 패하자 팬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2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팬들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팬들이 트럭시위를 한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매일 이기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챔피언십 팀’의 방향성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챔피언십 팀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고, 그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며 “열정적인 롯데 팬들은 당장의 결과를 말한다. 우리의 출발은 좋았지만,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는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서튼 감독은 이 기간을 ‘챔피언십 팀’을 만드는 과정으로 여기고 있었다. “우리는 2년간 굉장히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팀을 만들기 위해 큰일들을 해냈다”며 “우리는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들을 잘 육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신인급 선수들이 활약하며 팀을 돕고 있다. 나승엽(국군체육부대)이 퓨처스(2군)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듯, 2군에서 육성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어조는 매우 단호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