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프리미엄석이 아이돌 팬미팅 장소인가 [비하인드 베이스볼]

입력 2022-08-17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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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올 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에 따라 100% 관중입장이 가능하다. 10개 구단도 그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연예인들의 시구 행사는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특히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의 시구 일정이 잡히면, 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은 ‘로열석’은 눈 깜짝할 사이에 팔려나간다. 팬들로선 좋아하는 연예인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이 열린 16일 잠실구장의 프리미엄석도 여자 아이돌 그룹 스테이씨의 팬들로 북적였다. 프리미엄석은 잠실구장에서 가장 비싼(7만 원) 좌석이다.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야구장 입장권을 구매하고, 응원하는 것은 팬들의 권리다. 그러나 일부 극성팬들이 경기에 집중하는 다른 팬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예인을 쫓느라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어 눈총을 사고 있다.


16일에도 스테이씨가 시구를 마치고 프리미엄석에 착석하자 일부 팬들이 그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멀쩡히 야구를 관람하는 팬들의 시야를 방해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관람질서를 지켜달라”던 경호업체의 요청에도 굴하지 않던 이들은 다른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나서야 제 자리로 돌아갔다. 최선을 다해 클리닝타임 공연까지 마무리한 스테이씨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이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는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제 자리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신경이 쓰일 텐데, 바로 옆에서 야구 관람을 방해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구장의 경우 시구자들이 프리미엄석에서 일반 팬들과 함께 관람하는 까닭에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관람 매너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극성팬들 탓에 기분 좋게 시구를 마친 연예인들까지 불편한 상황을 맞곤 한다.


인기 연예인들이 야구장에 등장하면 늘 벌어지는 일이지만, 자제를 기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걱정스럽다. 야구장 프리미엄석은 아이돌 그룹의 팬미팅 장소가 아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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