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투구 내용도 극과 극이었다. 6회초 2사 1루서 구원등판한 그는 도루 1개를 허용했으나 호세 피렐라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안정적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7회초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뒤 강한울에게 중전안타를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을 드러낸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의 표정에선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정우영은 올 시즌 초반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4월 한 달간 11경기에서 12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44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내준 안타는 홈런 1개를 포함해 3개뿐일 정도로 위력적 피칭을 이어갔다. 시속 150㎞를 넘는 투심패스트볼 하나만으로도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 구종도 추가했지만, 공의 위력이 반감되니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이에 정우영은 구위를 회복하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투구판을 밟는 위치를 3루 쪽에서 1루 쪽으로 변경했다. 몸쪽 공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미세한 차이지만, 투구 시 팔의 각도에 따라 공의 움직임이나 구위가 확연히 다르다고 느낀 그는 가장 좋았을 때 팔의 각도를 되찾기 위해 영상분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우영은 여전히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LG 류지현 감독은 결과를 떠나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 좋았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정우영이 코치들과 상의도 많이 하고, 노력도 한다”며 “투구 시 밟는 투구판의 위치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인데 본인이 받아들이고 뭐든 하려고 한다. 더 완성형의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긍정적이다”고 칭찬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