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고재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실한 태도로 피치를 누비는 고재현(23·대구FC)은 올 시즌 ‘고자기’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기막힌 위치선정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골잡이 필리포 인자기(은퇴)처럼 골 냄새를 잘 맡기 때문이다.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그는 시즌 10호 골을 신고하며 K리그1(1부)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의 키맨임을 입증했다.
이날 대구는 또 한번 패배 위기에 몰렸다. 전반 21분 제주 김주공에게 페널티킥(PK)으로 먼저 실점했고, 후반 시작 직후에는 진성욱에게 추가골까지 내줬다. 위기의 순간 고재현이 힘을 발휘했다. 후반 13분 세징야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22분 제카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왼발 슛으로 2-2 동점골을 뽑았다.
시즌 첫 원정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대구는 부담스러운 제주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을 추가했다. 승점 32(6승14무12패)를 쌓아 같은 날 수원FC에 패한 김천 상무(7승10무15패·승점 31)를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고재현은 올 시즌 대구 공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그는 전방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개막 초반부터 꾸준한 득점 페이스로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그러나 7월 31일 수원FC전 이후 한동안 골을 터트리지 못했고, 그 사이 부상까지 겹쳤다. 묘하게 고재현의 침묵과 대구의 추락은 함께 했다. 이 기간 대구는 4연패를 포함해 1승1무6패에 그치며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다행히 제주전에서 201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대구 고재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고재현의 발에 대구의 운명이 달렸다. 최원권 대구 감독대행 역시 남은 시즌 행보에서 고재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제주전 직후 최 대행은 “고재현은 올 시즌 대구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며 “부상 복귀 후 처음 90분을 뛰었다. 전반 45분만 뛰게 할까 했지만, 신뢰하는 선수이기에 90분을 뛰게 했는데 공격 포인트도 기록했다”고 칭찬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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