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이면 세계기록도 가능” 김민선 WC 2연속 금메달, 키워드는 ‘증명’

입력 2022-11-21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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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에는 증명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차세대 주자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대회 여자 500m 결선에서 37초21의 기록으로 우승한 직후였다. 그의 소속팀인 의정부시청 제갈성렬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이 말부터 했다.

12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1차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다. 올해 3월 2021~2022시즌 월드컵 파이널에서 동메달(37초587)을 따내며 시니어 무대 첫 입상에 성공한 뒤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1차대회 금메달 당시 기록(37초553)을 0.343초나 앞당긴 것도 수확이다. 개인최고기록(37초205)에도 불과 0.05초차로 다가섰다.

특히 스타트가 다소 늦었음에도 10초43(2위)의 기록으로 첫 100m 구간을 통과한 것은 김민선의 발전을 입증한다. 월드컵 파이널 당시 10초51이었던 100m 구간기록을 스타방에르 1차대회 때 10초46으로 줄였고, 이번 대회에선 0.03초 더 단축했다. 제갈 감독은 “첫발 스타트가 늦은 핸디캡을 극복한 게 더 대단하다”며 “(김)민선이에게 잠을 잘 때도, 휴대전화를 만질 때도 오른손으로 타이밍을 잡는 감각을 잊지 말라고 했다. 스타트가 늦어서 걱정했는데, 50m를 지나면서 치고 나오더라”고 밝혔다.

김민선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부터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로 꼽혔다. 당시 허리 부상 등이 겹쳐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체계적 훈련을 통해 차근차근 성장했다. 허리 통증 치료에 2년을 보냈고, 스피드와 근지구력을 강화하기 위해 또 2년간 준비과정을 거쳤다. 제갈 감독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때까진 시간이 부족했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스케이팅 자체가 달라졌다”며 “뛰어난 근지구력 덕분에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이제는 힘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선의 롤 모델은 ‘빙속여제’ 이상화(은퇴)다. 이상화도 김민선을 후계자로 지목한 만큼 동기부여는 상당하다. 김민선이 지금의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면 이상화가 2013년 작성한 36초36의 세계기록 경신도 결코 꿈이 아니다. 제갈 감독은 “고속 아이스를 사용하는 캘거리, 솔트레이크시티에선 36초대 기록도 노려볼 수 있다”며 “기량을 더 끌어올리고, 경험까지 쌓이면 세계기록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단거리 선수가 중장거리 훈련을 받아들이기 고통스러울 텐데, 모든 부분을 다 따라줬다. 그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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