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간장 태웠던 와이드너 무결점 데뷔전, NC가 웃는다 [창원 스타]

입력 2023-05-30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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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와이드너.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는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을 느낀 뒤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3월 27일 수원 KT 위즈와 시범경기에 앞서 러닝 도중 통증을 호소했는데, 불편함이 지속돼 4월 중순까지 기본 훈련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투수 웨스 파슨스의 허리 부상으로 3개월간 외국인 선발 한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던 아픈 기억이 있는 NC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에릭 페디가 지난 4년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잊게 할 만큼 좋은 투구를 했고, 이용준과 최성영, 이재학 등 대체자들이 잇달아 호투하며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와이드너에게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와이드너도 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착실히 재활과정을 거치며 몸상태는 물론 실전감각까지 회복했다. 18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전에서 부상 이후 첫 실전등판에 나서 3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2차례 퓨처스(2군) 경기에서 9이닝 동안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포심패스트볼(포심)의 구위 또한 합격점을 받았다.

당초 와이드너는 28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이 경기가 비로 취소된 까닭에 1군 데뷔전이 30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으로 미뤄졌다. 두산은 29일까지 NC(22승22패)에 0.5경기차 앞선 4위(22승21패)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팀이기에 부담을 느낄 법도 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와이드너는 이날 6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며 2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고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23승22패를 마크한 NC는 2연패에 빠진 두산(22승22패)을 5위로 밀어내며 4위로 올라섰다.

NC 와이드너.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을 2루수 땅볼, 이유찬과 양의지를 잇달아 삼진으로 엮어내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안정감을 보여줬고, 적재적소에 헛스윙을 유도한 최고구속 151㎞의 포심의 무브먼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날 삼진을 엮어낸 결정구 9개 중 6개가 포심이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완성도도 높았고, 3개 구종을 골고루 섞어 던지며 노림수를 뺏은 전략이 돋보였다.

타선의 지원도 훌륭했다.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만루서 손아섭과 박민우, 박건우의 3연속타자 안타로 대거 4점을 뽑으며 와이드너의 어깨를 편안하게 해줬다. 넉넉한 리드를 등에 업은 와이드너도 5회와 6회를 1안타 3삼진으로 틀어막고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페디와 구창모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는 NC로선 와이드너의 가세로 더욱 탄탄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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