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SV 페이스’ 서진용은 미지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까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3-06-08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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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서진용.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서 50세이브는 ‘미지의 영역’이다.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2006년과 2011년 작성한 47세이브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2017년 54세이브를 수확한 데니스 사파테(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제외하곤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올해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서진용(31)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진용은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세이브를 챙겨 올 시즌 26경기 만에 20세이브를 채웠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정재훈(24경기), 2018년 한화 이글스 정우람(25경기)에 이어 3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팀으로 보면, 2006년 오승환(52경기)에 이어 2번째로 빠른 53경기 만에 20세이브를 따냈다.

역대 최고의 페이스는 아니지만, 과거와 다른 점에 주목해볼 만하다. 2006년에는 팀당 경기수가 128경기였다. 오승환은 47세이브, 정재훈은 38세이브로 시즌을 마쳤다. 지금은 그보다 16경기나 많은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그만큼 체력관리가 중요하지만, 세이브를 얻을 기회 또한 늘었다는 의미다.

서진용이 지금의 페이스대로 팀의 승리를 지킨다고 가정하면, 54.3세이브로 올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3점차 이내의 리드 상황에서 1이닝 이상을 막고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가능한 누적 기록이다. 즉, 선수 본인의 의지대로만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서진용이 20세이브를 따내기까지 40회나 3점차 이내 승부를 펼친 SSG의 경기 패턴을 고려하면, 세이브 기회는 앞으로도 꾸준히 주어질 수 있다.

사파테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2017년 54세이브를 따내며 NPB 신기록을 수립한 사파테는 그해 개인 25번째, 팀의 65번째 경기에서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후 41경기에서 34세이브를 따내는 무서운 페이스를 자랑했다. 투타의 조화 속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의 탄탄한 전력은 서진용의 세이브 추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다.

무엇보다 서진용이 마무리투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그가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21세이브)가 처음이다. 셋업맨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서 뒷문을 지키는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터득했다. 앞으로 행보가 더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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