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준우승, 역대 한국인 디오픈 최고 성적…하먼 6타 차 우승

입력 2023-07-24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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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2년생 김주형이 발목 통증을 이겨내고 공동 준우승을 차지해 역대 한국인 디 오픈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왼손잡이 골퍼’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메이저 패권에 입맞춤했다.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151회 디 오픈’(총상금 1650만 달러·212억5000만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욘 람(스페인),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1라운드를 3오버파로 마친 뒤 숙소에서 발목을 다쳐 절뚝거리면서도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적어내는 반전 드라마를 쓴 김주형은 2007년 최경주의 공동 8위를 넘어 역대 한국인 디 오픈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2009년 PGA 챔피언십 양용은(우승), 2020년 마스터스 임성재(공동 2위)에 이어 메이저대회 2위 이상 성적을 낸 세 번째 한국 남자선수가 됐다. 지난 6월 US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연달아 ‘톱10’이란 의미있는 성적도 거뒀다. 만 21세로 1976년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47년 만에 디 오픈에서 2위 이상의 성적을 낸 최연소 선수라는 또다른 영광의 타이틀도 안았다.

김주형은 “사실 2, 3라운드에 (발목 통증 때문에) 기권할 수도 있었다”고 털어놓은 뒤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을 잊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준우승 성적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공동 준우승으로 108만4625달러(13억90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

170㎝의 단신으로 호쾌한 장타보다는 정교함과 그린 주변 숏게임을 무기로 하는 하먼은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고 합계 13언더파로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6타 차로 따돌렸다. 챔피언 트로피 ‘클라레 저그’와 함께 우승 상금 300만 달러(38억6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브라이언 하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라운드부터 리더보드 최상단을 꿰찬 하먼은 사흘 내내 여유있는 선두를 질주하며 2014년 존디어 클래식, 2017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 이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6년 만에 통산 3승을 수확하며 그토록 갈망하던 ‘메이저 킹’ 타이틀을 쟁취했다. 그의 기존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7년 US오픈 준우승이었다.

디 오픈에서 왼손잡이 골퍼가 우승한 것은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하먼이 세 번째. 이번 대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83야드로 156명 가운데 126위에 그쳤지만 장기인 퍼트가 나흘 내내 힘을 발휘했다. 3m 이내 퍼트 59번 중 무려 58번을 성공시키며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마지막 날까지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우승을 바란 영국 팬들의 야유를 받은 하먼은 “3라운드에서 4번 홀까지 보기를 2개 하자 어떤 팬이 ‘당신은 안 돼’라고 하더라. 그런데 오히려 그 말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36살로 투어 12년 차인 하먼은 “우승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고백한 뒤 “이번 우승은 정말 환상적인 결과”라고 자축했다.

9년 만의 디 오픈 패권에 도전했던 매킬로이는 6언더파 공동 6위에 자리했고, 임성재는 1언더파 공동 20위에 랭크됐다. 안병훈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과 함께 이븐파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쳤고 ‘디펜딩 챔피언’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1오버파 공동 33위에 머물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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