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대한체육회
한국육상은 항저우아시안게임서 은메달 1개(남자 높이뛰기), 동메달 2개(여자 해머던지기·남자 400m 계주) 수확에 그쳤다. 육상 종목 종합 14위에 그치며, 2014년 인천대회(은4·동6) 이후 9년만의 노골드 수모를 안았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 금 34, 은 36, 동메달 58개로 통산 4위에 올라있는 한국육상이다. 일본, 중국, 인도의 강세에 밀렸지만 꾸준히 금메달은 챙겨왔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참가하지 못한 1951년 델리대회, 정치적 문제로 보이콧한 1962년 자카르타대회와 1966년 방콕대회(은1·동3), 1978년 방콕대회(은1·동1), 2014년 인천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금맥 캐기에 실패했다. 과거보다 세부종목이 늘어난 가운데 은, 동메달까지 적은 사실을 고려하면 내년 파리올림픽 전망 또한 몹시 어둡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을 제외하면 세계적 기량을 지닌 선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남자 20㎞ 경보 최병광(삼성전자), 여자 마라톤 최경선(제천시청), 여자 포환던지기 정유선(안산시청) 등 내심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남자 해머던지기 이윤철(음성군청),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여자 창던지기 김경애(대전광역시청) 등을 뛰어넘을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점도 아쉽다.
매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은 강화되고 있다. 이 기록은 세계육상연맹에서 각국 선수들의 기록추이를 고려해 정한다. 기준기록의 상향은 곧 종목을 불문하고 세계육상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육상과 함께 기초종목인 수영은 지난 2년간 황선우(강원도청)의 등장으로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과시했다. 반면 육상은 우상혁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세계무대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새 얼굴의 등장과 기존 선수들의 각성 없이는 반전이 요원한 한국육상이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