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이 17일 서울 도심에서 펼쳐졌다. 마스터스 부문 참가자들이 숭례문 주변 도로를 달리며 환호하고(왼쪽), 외국인 참가들도 환한 표정으로 달리기 축제와 새 봄을 즐겼다. 동아일보 특별취재반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명문 마라톤대회가 17일 성황리에 펼쳐졌다. 엘리트와 마스터스(일반부)가 모두 참여하는 서울마라톤은 2019년 풀코스 기준으로 아시아 최초 세계육상연맹(WA) 공인 세계육상문화유산에 등재됐고, 이듬해 세계 최고 수준 대회를 인증하는 플래티넘 라벨 대회로 격상돼 도쿄대회, 보스턴대회, 베를린대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플래티넘 라벨과 세계육상문화유산 타이틀을 모두 보유한 것은 서울대회와 보스턴대회뿐이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청계천~종로 등 서울 도심을 구석구석 누빈 뒤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 올해 대회를 향한 관심은 역시나 대단했다. 올해 7월 개최될 2024파리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해외 엘리트 53명과 국내 엘리트 88명이 출전한 가운데 마스터스 부문까지 포함하면 70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만80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국제적 위상 회복이 반가웠다. 최근 세계적인 달리기 붐을 상징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진했던 외국인 참가자 수가 올해는 무려 3000여명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관계자들이 “앞으로는 보스턴, 베를린대회처럼 세계 최고 무대가 부럽지 않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배경이다.

17일 펼쳐진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은 참가자들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도심을 달리는 참가자들을 응원하며 큰 엄지손가락을 그림으로 그리고 나온 한 시민이 눈길을 끌었고(위), 한 여성 참가자는 백설공주를 연상케 하는 상의를 입고 달렸다. 동아일보 특별취재반
지난해 9월 대회 접수신청이 시작될 때부터 열기가 심상치 않았다. 단시간 내로 풀코스에 1만8000여명이 몰려들었고, 국내 마라톤대회 최초로 송파대로를 사용한 이날 10㎞ 코스에는 2만여명이 참여했다.
연령층도 확연히 젊어졌다. 10㎞ 부문에 참가한 러너들 중 2040세대 비율이 90%에 달했다는 후문이다. 풀코스 부문에서도 젊은층의 강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대회에선 2040세대의 풀코스 참가 비율이 58% 선이었는데, 올해는 62%까지 상승했다.
최고의 마라톤대회답게 즐길거리도 풍성했다. 대회 전날(16일)부터 당일까지 아디다스와 동아오츠카, 샥츠, 아미노바이탈 등 다양한 브랜드의 부스가 마련돼 러닝과 관련한 트렌드를 경험하도록 했고, 별도의 포토존에선 본인들의 기록을 송출해 사진에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