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후라도.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우려했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후라도와 헤이수스가 첫 선발등판에서 나란히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무너진 데다, 수비 또한 크게 흔들렸다. 2-6 패배로 3연패에 빠진 3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한 김선기도 4이닝 만에 5실점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선발진이 무너지고 뒤늦게 따라가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러나 에이스 후라도가 2번째 선발등판에 나섰던 3월 29일 고척 LG 트윈스전부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0-3으로 패하긴 했지만, 후라도의 6이닝 4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는 분명 위안거리였다. 올 시즌 팀의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물꼬를 텄다.
선발진이 안정되자, 키움도 급반등하기 시작됐다. 3월 30일 고척 LG전에서 거둔 첫 승(8-3)을 시작으로 4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연승을 달렸다. 4연패 기간 마이너스(-) 14였던 득실의 마진이 3연승 동안에는 플러스(+) 14로 180도 바뀌었고, 선발등판했던 하영민(5이닝 무실점)~헤이수스(7이닝 무실점)~김선기(5이닝 1실점)는 17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뎁스가 두껍지 않은 키움으로선 한 번 흐름을 탔을 때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했다. 4일 대구 삼성전에 나선 후라도의 어깨가 한결 무거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후라도는 에이스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었다. 6이닝(87구) 동안 3안타 1홈런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10-1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4연패 후 4연승으로 5할 승률을 맞췄다. 김재웅(7회)~조상우(8회)~손현기(9회)의 불펜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부상에서 회복해 2일 대구 삼성전부터 돌아온 이주형은 이틀 전 3안타에 이어 이날은 4타수 4안타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한데 모여 승리를 자축한 키움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