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 대행의 한숨, 김진수의 눈물…흔들리는 전북은 수비 안정화가 최우선

입력 2024-05-02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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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박원재 감독대행(왼쪽)·김진수. 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가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부진의 시작은 2022년부터였다. 울산 HD에 밀려 2위에 머물며 2017년부터 이어온 K리그1 5연패 기록을 더 늘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4위로 떨어져 15년 만에 3위권 밖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도 아직까지는 ‘명예회복’이 먼 얘기다. 지난 시즌 도중 전북 지휘봉을 잡았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은 올 시즌에도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결국 5라운드까지 3무2패에 그친 뒤 물러났다.

박원재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으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했다. 박 대행의 첫 경기였던 지난달 7일 강원FC와 6라운드 홈경기에선 2-3으로 패했지만, 13일 광주FC(홈·2-1 승)~20일 FC서울(원정·3-2 승)~28일 대구FC(홈·2-2 무)를 상대로는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기세가 크게 꺾였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에 0-3 완패를 당했다. 후반 23분 전북 수비진은 코너킥 상황에서 인천 델브리지(호주)를 놓쳐 선제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 김도혁과 무고사(몬테네그로)에게 잇달아 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박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첫 실점 이후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문제점을 진단한 그는 “오늘 경기뿐 아니라 최근 경기들에서 팀이 실점한 뒤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베테랑 수비수 김진수는 경기를 마친 뒤 전북 팬들 앞에 다가가 눈물을 훔쳤다. 과거 전북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그는 최근 곤두박질친 성적에 대한 답답함과 팬들을 향한 미안함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좀처럼 울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한참을 서성이다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전북은 어떻게든 수비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인천전 3실점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서 18골을 내줬다. 19실점의 강원에 이어 리그 최다실점 2위다. 올 시즌 초반 수비의 핵 홍정호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구자룡과 정태욱은 불안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인천전 선발로 나선 이재익도 퇴장을 당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새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최대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배턴을 넘겨줘야 하는 박 대행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백현기 스포츠동아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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