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반복되는 감독 사퇴, 한화는 대체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24-05-27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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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의 2024시즌 슬로건은 ‘달라진 우리(DIFFERENT US)’다. 리빌딩 기조가 남아있던 2023시즌까지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2024시즌부터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슬로건이다.

3월 개막 이후 7연승을 내달린 한화는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등 시즌 초반 승승장구의 분위기를 탔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화의 2024시즌 슬로건은 팀 성적과 함께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만에 이 슬로건은 빛을 잃었다. 4~5월의 성적 부진과 함께 팀 순위가 하락하자, 한화는 여지없이 또 한번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응용, 김성근 등 백전노장들은 물론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마저 예외가 없었던 길이다. 제13대 사령탑인 최원호 감독 역시 계약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수장 중 한 명으로 남게 됐다.

수년째 성적이 초라했던 한화로선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 부진은 곧 감독 경질, 사퇴라는 결과를 불러온다. 문제는 이 카드를 늘 ‘여론 무마용’으로만 써온 한화 구단의 선택이다.

감독 교체는 팬들의 시선을 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새 사령탑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당장의 부진한 성적과 그 원인을 망각하게 만든다. 현 상황만 살펴봐도 그렇다. 벌써 수많은 야인들이 한화 사령탑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분간 KBO리그 최고의 관심사는 한화의 새 감독이 누가 되느냐다.

이런 방식으로 당장의 소나기를 피해 숨 돌릴 여유를 얻고 난 뒤 한화는 다시금 시간만 벌 뿐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망각하곤 했다. 새 감독과는 허니문 기간이 존재하고, ‘보살팬’들은 늘 그렇듯 구장을 찾아 특유의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미봉책으로 순간의 위기만 넘어가는 모습이 또다시 연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화의 제14대 감독이 취임 이후 어떤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전임 감독들의 사례로 미뤄보았을 때 ‘결말이 예상된다’는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한화가 구단 운영에서 진정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흑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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