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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개막 이후 7연승을 내달린 한화는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등 시즌 초반 승승장구의 분위기를 탔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화의 2024시즌 슬로건은 팀 성적과 함께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만에 이 슬로건은 빛을 잃었다. 4~5월의 성적 부진과 함께 팀 순위가 하락하자, 한화는 여지없이 또 한번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응용, 김성근 등 백전노장들은 물론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마저 예외가 없었던 길이다. 제13대 사령탑인 최원호 감독 역시 계약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수장 중 한 명으로 남게 됐다.
수년째 성적이 초라했던 한화로선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 부진은 곧 감독 경질, 사퇴라는 결과를 불러온다. 문제는 이 카드를 늘 ‘여론 무마용’으로만 써온 한화 구단의 선택이다.
감독 교체는 팬들의 시선을 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새 사령탑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당장의 부진한 성적과 그 원인을 망각하게 만든다. 현 상황만 살펴봐도 그렇다. 벌써 수많은 야인들이 한화 사령탑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분간 KBO리그 최고의 관심사는 한화의 새 감독이 누가 되느냐다.
이런 방식으로 당장의 소나기를 피해 숨 돌릴 여유를 얻고 난 뒤 한화는 다시금 시간만 벌 뿐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망각하곤 했다. 새 감독과는 허니문 기간이 존재하고, ‘보살팬’들은 늘 그렇듯 구장을 찾아 특유의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미봉책으로 순간의 위기만 넘어가는 모습이 또다시 연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화의 제14대 감독이 취임 이후 어떤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전임 감독들의 사례로 미뤄보았을 때 ‘결말이 예상된다’는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한화가 구단 운영에서 진정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흑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