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파이팅하십시오!” SSG 이숭용 감독, 2군행 통보한 선수에게 응원 받은 사연

입력 2024-06-27 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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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숭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저라면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웃음).”

SSG 이숭용 감독은 25일 우완투수 박민호(32)에게 퓨처스(2군)행을 통보하기에 앞서 개인면담을 진행했다. 올 시즌 이 감독은 1군에 있는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내기 전 해당 선수를 직접 감독실로 불러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박민호는 시즌 초부터 SSG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꾸준히 제 몫을 했다. 5월까지는 평균자책점(ERA) 1.80을 기록하는 등 개인 성적도 뛰어났다. 그러나 6월 7경기에서 ERA 10.57로 부진한 끝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성적은 19경기(22.2이닝)에서 2승무패, ERA 4.76, 이닝당 출루허용(WHIP) 1.41이다.

이 감독은 27일 인천 KT 위즈전을 앞두고 “(박)민호를 불러 ‘팀이 돌아가는 걸 보니 사정상 네가 좀 빠져줘야겠다’는 말을 했다. ‘그동안 너무 잘 해줬고, 준비 잘 하고 있으면 또 (1군에) 올리겠다’는 말도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선수 본인이 ‘준비하고 있었다’는 말을 오히려 하더라. 또 면담을 마치고 나가면서 ‘감독님, 파이팅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겼다(웃음). 속으로 ‘이런 친구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선수에게 2군행을 통보하며 미안한 마음이 컸던 이 감독이지만, 박민호의 응원에 오히려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는 힘이 난다고 볼 수 있다. 고맙더라.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선수들의 그런 면을 보면 우리 팀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우완투수 신헌민을 콜업했다. 그는 “신헌민, 백승건 등 어린투수들은 ‘서바이벌 경쟁’을 벌인다고 보면 된다. 좋은 모습을 보이면 1군에서 얼마든지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2군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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