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준수.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스트레스도 풀고, 팀도 이겨서 기분이 좋네요.”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25)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친 뒤 최근 산더미처럼 쌓였던 마음의 짐을 일부나마 덜었다. 7회초 대타로 출전한 그는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연장 10회 9-5 승리에 앞장섰다. 팀의 패배를 막은 9회초 선두타자 2루타부터 연장 10회초 쐐기 2점포까지, 이날 그의 타격은 말 그대로 ‘영양가 만점’이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의 늪에 빠져 팀 분위기가 크게 어수선한 상태였다. 1군 진갑용 수석코치와 2군 손승락 감독의 임무를 맞바꾸는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까지 이뤄졌다. 공·수에 걸쳐 팀에 기여해야 하는 포수로서 한준수가 받은 스트레스 또한 상당했다. 2일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스트레스도 풀고, 팀도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KIA의 상황을 살펴보면, 한준수에게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팀 분위기가 하락세를 그리게 된 데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다. 시발점은 지난달 25일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 원정경기였다.
당시 KIA는 경기 초반 14-1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중반부터 실점을 거듭해 최종 15-15 무승부(연장 12회)를 기록했다. 선발 포수였던 한준수는 7회말 14-14 동점을 허용한 뒤 김태군으로 교체됐다. 한준수에게는 상처가 크게 남은 경기였다.
일주일 전 ‘악몽’을 떠올리며 한준수는 “그때는 마음이 좀 안 좋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선발 포수로서 큰 점수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뼈저리게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계속해서 그는 “하지만 그런 경기가 내게는 또 큰 경험이라 생각한다. 다시 내가 했던 것을 되돌아보게 되더라.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처음부터 했던 자료 분석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한준수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다. 그는 “후반기에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팀이 더 많이 승리를 쌓을 수 있게 분석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안 다치는 게 최우선 목표다.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다치면 그 동안 준비한 게 한순간에 끝난다. 개인운동을 열심히 하며 몸 관리를 잘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