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포스트 클린스만’ 선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한 담당자들이 영국과 독일을 돌며 최종 후보들과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거스 포옛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우루과이)과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독일)이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과 면접, 협상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둘 다 장·단점이 뚜렷하다. 포옛 감독은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에서 기성용(FC서울)을 지도했고, 여러 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런데 최근 성과는 좋지 않았다. 그리스와는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실패로 동행을 마무리했다. 바그너 감독은 허더즈필드타운의 EPL 승격을 이끌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노리치시티를 지휘하며 지도력을 뽐냈으나, 대표팀 경험이 전무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차치하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있다. 후보들과 접촉한 KFA 담당자들의 역할이다.
이 이사는 최근 사퇴를 표명한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하고 있다. 당장 이 구조 자체가 잘못됐다.
KFA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2조에 의하면,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의해 전력강화위원회나기술발전위원회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했다. KFA 정관은 두 기구의 역할을 분리했다. 기술발전위원회는 17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 등을, 전력강화위원회는 남녀국가대표와 18세 이상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 목적으로 설치됐다. KFA 조직도에선 기술발전위원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이사회에 속한 독립기구로 표기했다.
결국 기술발전위원장까지 맡은 이 이사가 A대표팀 감독 선임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전력강화위원장이 공석이 됐다면 긴급 이사회라도 열어 임시 위원장을 뽑든지 완전히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어렵다면 기존 전력강화위원들 중 위원장 대행이라도 맡겼어야 했다.
이에 KFA는 “(정해성) 위원장께서 구두로 사의를 표명하셨고, (사직이) 정식 수리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그랬다면 더 큰 문제다. 게다가 연봉, 기간 등 계약 협상만이라면 모를까 후보들과 직접 면접에 나서고 PT를 듣는 것은 월권이다. 이 이사도, 일정을 함께 하는 유럽 출장단도 전부 KFA 내부인들이다.
KFA는 앞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을 데려올 때도 ‘비선’이 움직였다는 눈총을 받았다. 추천부터 결정까지 누군가에 의해 이뤄졌고, 당시 마이클 뮐러 위원장(독일) 체제의 전력강화위원회는 ‘패싱’을 당했다. “절차와 프로세스가 정확했다”던 정몽규 KFA 회장의 말은 비웃음만 샀다. 이번에도 다를 바 없다. 일부 위원들이 남았고, 면접 대상을 정 위원장이 정했다고 하나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항상 거꾸로 가는 KFA 행정에 축구계는 당혹스럽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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