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로 귀화한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왼쪽)과 쇼트트랙 문원준. 사진|헝가리빙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25)이 헝가리로 귀화했다.
헝가리빙상연맹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석과 쇼트트랙 선수 문원준이 귀화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2명의 훌륭한 스케이터가 모두 헝가리 시민이 됐다. 김민석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문원준은 쇼트트랙에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민석은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이 종목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2년 7월 진천선수촌 인근에서 식사와 음주를 한 뒤 개인차량에 동료들을 태우고 입촌하다가 사고를 냈고,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은 뒤에는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 국가대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민석은 헝가리빙상연맹을 통해 귀화 이유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해 3년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변명하고 싶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그 이후에는 운전을 하지 않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올림픽 선발전에 참가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면서도 “소속팀도, 수입도 없어 3년간 훈련을 하지 못한다면 정상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이 헝가리 국가대표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올림픽에 나서는 데는 문제가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기존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나선 뒤 3년이 지나야 한다. 김민석은 베이징올림픽(2022년 2월) 이후 국제대회에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헝가리는 쇼트트랙 간판스타 샤올린 산도르 리우와 샤오앙 리우가 중국으로 귀화하는 바람에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헝가리빙상연맹이 김민석과 문원준의 귀화를 더욱 반긴 이유다. 라요스 코사 헝가리빙상연맹 회장은 “한국에서 온 두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