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디 오픈 개막을 앞둔 17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골프 황제’에게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긴 선수는 다름 아닌 ‘바람의 아들’이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1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클럽에서 디 오픈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US 오픈에서 아쉽게 패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위로하다 “내게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선수는 양용은이었다”고 털어놨다.
2009년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양용은에게 역전패를 당했던 우즈는 “나는 선두였고, 그 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없었다”면서 “양용은에게 패배를 당한 뒤 회복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우즈는 6월 US 오픈에서 짧은 퍼트를 잇달아 놓쳐 준우승에 그쳤던 매킬로이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도 곁들였다. 우즈는 “나도 많은 퍼팅을 놓쳤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도 많은 슛을 놓쳤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 위닝샷을 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나도 여전히 마지막 퍼트를 하고 싶다”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절친’ 매킬로이를 향한 그의 위로는 바로 전달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모든 사람과의 연락을 피하려고 US 오픈이 끝난 뒤 전화번호를 바꿨다. 그래서 우즈가 보낸 격려 메시지조차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한 뒤 “내 인생에서 우즈는 언제나 놀라운 존재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좋은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고마움을 내비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