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공격수 이호재의 발끝이 날카롭다. 8골·5도움으로 데뷔 이래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호재의 맹활약에 포항도 웃는다.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다. 1-1로 맞서던 후반 3분 이호재는 터치 한번으로 상대 수비수를 속인 뒤 절묘한 감아차기로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에는 의미가 큰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리그 선두(12승8무4패·승점 44)를 탈환했다. 우승을 다투는 울산 HD가 20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하며 3위(12승6무6패·승점 42)로 떨어졌고, 김천 상무는 21일 FC서울 원정에서 0-1로 져 2위로 미끄러지며 포항이 치고나갔다.
이호재는 포항의 유망주를 넘어 리그 내 쟁쟁한 공격수들과 거뜬히 경쟁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일류첸코(독일·12골), 2위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몬테네그로·11골), 3위 수원FC 이승우(10골) 등이 강세를 떨치는 가운데 이호재는 언제든 이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성장의 원동력은 끊임없는 자기반성이다. 이호재는 지난 시즌 준수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스스로 진단한 원인은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작년에는 경기장에서 생각이 많았다. 그랬더니 쉬운 기회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편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동료들에게 쉽게 내주고, 기회가 올 땐 그냥 슛을 때리기로 했다. 그러자 경기장에서 내 템포와 플레이가 간결하게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털어놓았다.
A대표팀을 향한 야망도 숨기지 않았다. 이호재는 “국가대표 발탁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태극마크를 위해 계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팀이 승리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