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타] ‘외야수 선발출전 첫날’ 결승포 포함 맹활약…사령탑 선택에 응답한 두산 이유찬!

입력 2024-07-23 21: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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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유찬(왼쪽)이 23일 잠실 키움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친 뒤 김동한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이유찬(왼쪽)이 23일 잠실 키움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친 뒤 김동한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는 휴식일이었던 22일부터 23일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22일에는 코칭스태프 교체를 결정했고, 23일에는 기존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제러드 영의 영입을 발표했다. 후반기 10경기에서 3승7패의 부진으로 침체됐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뒤 열린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은 더없이 중요했다. 특히 이날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유찬(26)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올 시즌 중견수(2경기 3이닝)와 좌익수(1경기 1이닝)를 경험했지만, 익숙한 내야가 아닌 위치에 서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외야수 선발 출전은 이날이 처음이었고, 프로 입단 후 우익수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 두산 감독이 이 선택지를 꺼내든 이유는 분명했다. 당분간 외국인타자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우타자 이유찬은 좌타자의 비중이 큰 두산 라인업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자원이다.

또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0.359(39타수 14안타)였던 터라 키움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이유찬이 필요했다. 이 감독은 “이유찬이 좌투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꾸준히 외야 연습을 했는데, 우익수는 처음”이라면서도 “항상 같은 패턴으로 갈 수 없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려면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찬의 외야 기용과 같은 파격적인 카드가 성공하면 단번에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두산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유찬은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에서 벗어난 4위 두산은 50승(2무46패) 고지를 밟았다.

이유찬은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0-0이던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헤이수스의 2구째 시속 147㎞ 싱킹패스트볼(싱커)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2호)을 터트렸다. 비거리 125m, 타구속도 166.4㎞의 대형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3-1로 앞선 4회초 2사 2루서도 유격수 왼쪽으로 깊은 땅볼 타구로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2루 주자 정수빈이 3루에서 오버런하다가 태그아웃됐지만, 이유찬의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엿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6회까지 우익수 수비에 나섰던 이유찬은 7회부터 익숙한 포지션인 2루로 돌아왔다. 이날 라모스의 말소로 등록된 양찬열이 우익수로 투입돼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이는 새 외국인타자가 합류하기 전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야수 로테이션이다. 값진 승리에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까지 찾은 두산에 이날 승리의 가치는 1승 이상이었다.

한편 이날 9회초에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 10세이브째를 따낸 김택연은 역대 최연소(19세1개월20일), 두산 고졸신인 최초 두 자릿수 세이브로 기쁨을 더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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