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격폼 변경으로 적잖은 기복을 겪은 LG 김현수가 ‘타격기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포츠동아DB
김현수(36·LG 트윈스)가 돌아왔다.
김현수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6연승을 달린 LG는 52승2무42패를 마크하며 2위를 굳건히 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부터 타점을 올렸다.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에 기여했다.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게 깔린 초구 슬라이더를 퍼올려 외야 깊숙이 보낸 팀 배팅이 돋보였다. 윌커슨(7이닝 1실점)과 LG 선발 디트릭 엔스(6이닝 무실점)가 팽팽히 맞선 점을 고려하면, 이 한 점이 몹시 컸다.
김현수는 직접 밥상을 차리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후에는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윌커슨이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지만, 유인구를 차분히 걸러낸 뒤 존 한복판에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은 김현수의 승리였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진 못했어도 김현수의 타격감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한번 달아오른 타격감은 식을 줄 몰랐다. 김현수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1-1로 맞선 9회초 1사 2루선 1타점 중전 적시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존 상단을 한참 벗어난 빠른 공에 침착히 대처해낸 결과였다. 점수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불펜 불안에 시달리던 LG로선 천금 같은 타점이기도 했다.
LG로선 또 김현수가 별명인 ‘타격기계’다운 모습을 되찾아 무척 반갑다. 김현수는 올 시즌 장타력 회복을 위해 타격 타이밍을 좀더 앞에 두기 위해 폼을 변경하기도 했다. 다만 이로 인해 적잖은 기복을 겪으며 염경엽 LG 감독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듣기에 이르렀다. 염 감독은 김현수가 1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타격폼을 바꿔서 성공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강도 높게 타이르기도 했다.
김현수는 염 감독의 비판을 들은 뒤 시기적절하게 제 폼을 찾았다.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날까지 6경기서 멀티히트만 4차례 작성하며 펄펄 날았다. 이 기간 타율도 0.435(23타수 10안타)에 이른다. 최근 타격 부진에 따라 김현수를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하던 염 감독으로서도 더는 그를 벤치에만 두기 어려웠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