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다이어리]22년 만에 다시 만난 LG-삼성…2002년처럼 다시 한번 드라마 쓸까?

입력 2024-10-13 16: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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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왼쪽)과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삼성 라이온즈

삼성 원태인(왼쪽)과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삼성 라이온즈


2002년 11월 10일 대구시민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6차전, 당시 시리즈 전적 2승3패에 몰렸던 LG 트윈스는 9-6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 이상훈을 투입했다.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지만, 흐름이 묘해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1사 1·2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5차전까지 20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이승엽이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동점 3점홈런을 날린 데 이어 후속타자 마해영은 바뀐 투수 최원호를 상대로 또다시 우중간 펜스를 넘기며 시리즈를 끝내버렸다.

●“설욕하겠습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승부 중 하나인 2002년 KS 6차전이지만, 임찬규(32·LG)에게는 잊히지 않을 아픈 추억이다. 당시 가동초 4학년이던 그는 LG를 열렬히 응원하던 어린이 팬이었다. 이승엽, 마해영의 연속타자 홈런에 울음을 참지 못했다던 그는 “다음날 학교에도 가지 않겠다고 했다가 엄마에게 크게 혼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랬던 그는 21년 뒤인 지난해 KS 무대에 직접 서며 “이보다 더 낭만적 순간이 있겠는가”라며 감격스러워하기도 했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선 22년 전 눈물을 삼키게 한 삼성이 PO 상대다. 이에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59(11.1이닝 3실점 2자책점)로 활약해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임찬규는 “어릴 적 본 2002년 KS가 생각난다”며 “삼성한테 졌던 KS여서 꼭 PO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때의 패배를 설욕해 반드시 KS에 올라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보 못 하는 적통 에이스

삼성에도 낭만 가득한 드라마를 써내려갈 선수가 있다. 삼성의 연고지 대구에서 나고 자란 ‘적통 에이스’ 원태인(24)이다. 원태인이 삼성의 암흑기를 끊는 에이스로 거듭나자, 과거 6살이던 2005년 시구자로 시민구장에 초청됐던 다큐멘터리가 회자되며 삼성과 깊은 인연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런 원태인에게도 KS 진출은 꿈만 같은 일이다. PS 출전은 지난해까지 2021년 PO뿐이었다. 당시 두산 베어스에 져 KS에 오르지 못했던 만큼 열망은 더욱 커졌다. 원태인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의 KS 진출을 위해 뛰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준비했다”며 “이번 PS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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