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팬들이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1차전 도중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이날 10-4로 이겨 ‘라팍’ 역사상 첫 PS 승리를 신고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 라이온즈는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10-4 대승을 거뒀다. ‘라팍’으로 불리는 홈구장에서 거둔 사상 첫 PS 승리라 기쁨이 배가됐다.
프로야구 원년구단인 삼성은 창단 이래 대구시민야구장을 안방으로 활용했다. 2016년 ‘라팍’으로 이전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홈구장을 바꾼 뒤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왕조’를 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1위로 선착했던 2015년 KS에서 두산 베어스에 발목을 잡혀 준우승에 머문 이후 강호의 면모를 잃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정규시즌 성적은 9~9~6~8~8위에 그쳤고, 가을야구와도 멀어졌다.
2021년 ‘깜짝’ 반등을 보였으나, PS에선 2연패로 빠르게 탈락했다. 정규시즌 1위를 결정하는 타이브레이커에서 KT 위즈에 패해 2위로 PO에 직행한 삼성은 또다시 두산에 일격을 당해 KS 진출에는 실패했다.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PO가 3전2선승제로 펼쳐졌다. 삼성은 ‘라팍’에서 사상 첫 PS 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쓰라린 패배의 기억만 홈팬들에게 안겼다.
2022년부터 2시즌 동안 다시 가을잔치의 들러리에 머물렀던 삼성은 올해 과감한 투자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PS 무대에 올랐다. 시즌 개막 이전 삼성의 PS 진출을 점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신구조화를 앞세워 전문가 예상을 보란 듯 깨트리며 정규시즌 내내 상위권을 달렸고, 3년 만에 다시 PS 초대장을 확보했다.
그 첫 장인 13일 PO 1차전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라팍’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었다. 정규시즌 1위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고 있는 KS가 삼성과 ‘라팍’의 다음 목표다. 삼성은 대구시민구장에서 8차례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삼성이 ‘라팍’에서 써내려갈 새 역사의 출발점은 올해가 될 수 있다.
대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