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는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다르게 투구수 제한 규정이 없는 대회다. WBC에선 이른바 ‘벌떼 야구’가 가능하지만, 프리미어12에선 선발투수의 비중이 크다. 더구나 올해 대회는 조별리그부터 일정이 빠듯하다. 야구국가대표팀은 11월 13일 대만과 B조 예선 첫 경기부터 16일까지 4일 연속 경기를 치른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선발진에 비해 불펜 사정은 조금 여유롭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기용할 수는 없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얇은 선발진
변수가 많았다. 지난해 가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선발진을 이룬 문동주(한화 이글스·어깨 부상),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기초군사훈련) 등이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 여기에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뽑은 훈련 소집 명단에서 손주영(LG 트윈스·팔꿈치 부상)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어깨 부상)이 이탈했다. 25일 김시훈(NC 다이노스), 이강준, 조민석(이상 국군체육부대) 등 3명을 추가로 발탁했지만, 물음표가 사라지진 않는다. 류 감독은 “(원태인의 공백을 메울) 선발투수를 추가 발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엔트리에서 류 감독이 선발의 중책을 맡길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위즈),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 정도다. 물론 엔트리 안에 소형준(KT), 이영하(두산) 등 과거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는 있지만, 부상 여파 또는 팀 사정에 따라 올 시즌 불펜에서 활약했다. 류 감독은 “지금 명단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곽빈(왼쪽)과 고영표. 스포츠동아DB
●고영표-곽빈에게 거는 기대
추가 발탁에 기댈 수만은 없다. 지금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에이스 몫을 해줄 이가 필요하다. 현재 선발투수 중 연령별 대표팀을 제외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고영표, 곽빈뿐이다. 고영표는 2020도쿄올림픽과 지난해 WBC를 경험했다. WBC 2경기(선발 1경기)에서 5이닝 3실점에 그쳤지만, 도쿄올림픽 일본과 준결승에서 5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한 바 있다. 투수조 최고참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 역할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곽빈은 지난해 WBC(2경기·2이닝 3실점), 항저우아시안게임(등 담 증상으로 미출장)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APBC에선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전 국제대회에서 선발등판 경험이 없었지만, 일본과 결승에 선발등판해 5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