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축구국가대표팀에선 광주 김경민(왼쪽)과 대전하나 이창근이 ‘2번째 골키퍼’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국가대표팀의 골키퍼 경쟁 판도가 변했다. 김승규(34·알샤밥)의 부상으로 발생한 ‘나비효과’다.
김승규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알오로바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8라운드 원정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로 쓰러져 전반 추가시간 교체됐다. 알샤밥은 3일 김승규의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소식을 알렸다.
9개월 만에 악몽이 재현됐다. 김승규는 1월 2023카타르아시안컵 훈련 도중 오른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쳐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만 뛴 뒤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돼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재활에 힘쓴 결과 10월 요르단~이라크를 잇달아 상대한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3·4차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금세 부상이 재발했다. 같은 부위의 부상이라 복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승규의 이탈로 대표팀 골키퍼 명단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4일 발표된 11월 대표팀 명단에서 골키퍼 자리에는 조현우(33·울산 HD)가 변함없이 호출된 가운데 김경민(33·광주FC)과 이창근(31·대전하나시티즌)도 포함됐다. 10월 대표팀에 발탁됐던 김준홍(21·전북 현대)은 이번에 승선하지 못했다.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경민은 올 시즌 K리그1 광주의 주전 골키퍼로 뛰고 있다. 뛰어난 반사신경이 강점인 그는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선방 퍼레이드를 펼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게다가 현대축구에서 각광받는 패스 능력까지 갖춘 골키퍼라 전술 활용도가 높다.
이창근은 오랜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2020년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 체제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올해 3월에 이어 또 한번 기회를 잡았다. 안정적 선방 능력으로 대전하나의 K리그1 잔류경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14일 쿠웨이트~19일 팔레스타인과 격돌할 중동 원정 2연전에선 ‘넘버원 골키퍼’ 조현우가 장갑을 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대가 각각 5위(3무1패·승점 3), 6위(2무2패·승점 2)로 하위권에 처져 있기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으로선 골키퍼 운용폭을 넓히기 위해 김경민과 이창근의 출전도 고려할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