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뷰] ‘티아고-문선민 득점포’ 전북, 극적 잔류…벼랑 끝 생환에도 김두현은 웃지 못했다

입력 2024-12-08 17: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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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티아고(9번)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PO 2차전 후반 4분 헤더 동점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북의 극적인 K리그1 잔류를 이끈 한 방이었다. 전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북 티아고(9번)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PO 2차전 후반 4분 헤더 동점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북의 극적인 K리그1 잔류를 이끈 한 방이었다. 전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북 현대가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K리그1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에서 K리그2 서울 이랜드FC를 2-1로 꺾고 1·2차전 합계 전적 2승, 합계 스코어 4-2로 웃었다.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승강 PO 1차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한 게 역시나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야말로 지옥 문턱에서 생환했다. 전북은 이날 전반 46분 서울 이랜드 브루노 실바에게 헤더로 먼저 실점했다. 이대로라면 연장전, 최악의 경우에는 승부차기까지 가야 했다. 어떤 상황이든 전북에는 유리할 게 없었다. 게다가 전북은 늘 페널티킥(PK)에 약했다.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했으나, 잃을 게 없고 모든 것을 걸고 뛰는 상대는 무서운 법이다. 다행히 전북은 후반 4분 김진규의 왼쪽 크로스를 티아고가 정확한 헤더 동점골로 연결한 덕분에 균형을 맞췄다.

그제야 어수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가득했던 ‘전주성’이 다시 끓어올랐다. 막판 기세를 올린 전북은 11분이나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의 역전 결승골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다만 전북은 마지막까지도 ‘강호다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벤치 싸움에선 김도균 감독의 서울 이랜드가 앞섰다. 초반부터 원하는 흐름대로 풀어갔다. 다급한 전북이 달려들길 기다렸고,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부지런히 뛰며 홈팀의 침투로를 차단했다.

전북은 골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22분 전병관이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넘어졌으나, 주심은 PK를 선언하지 않았다. 전반 35분에는 송민규의 슛이 골대를 강타했고, 설상가상으로 전반 종료를 앞두고 먼저 실점까지 했다. 이어 후반 3분 이영재의 프리킥마저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속 공격에서 나온 티아고의 골이 아니었다면 몹시도 심각해질 뻔했다.



생존이란 결실은 얻었지만, 시즌 내내 부침을 거듭한 전북은 ‘최후의 결전’에서, 그것도 K리그2 팀을 상대로도 압도하지 못했다. 공격은 둔탁했고, 수비는 허술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이 준비한 라인업부터 아리송했다. 정규리그에 중용하지 않던 송민규를 선발로 투입했고, 중앙수비는 연제운~김하준에게 맡겼다.

수원FC 시절 승격과 잔류 경쟁을 모두 경험한 김도균 감독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유기적 역습으로 쉼 없이 전북을 괴롭혔고, 선제골로 분위기도 주도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43분 큰 변수가 발생했다.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전북 수비수 김태환과 서울 이랜드 이준석이 동반 퇴장을 당했다. 이후 전북은 ‘선수비-후역습’으로 전환했고, 온몸을 던지며 서울 이랜드의 맹공을 견뎌낸 뒤 문선민의 역전 결승골로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 후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의 야유를 받은 김두현 감독은 “기대에 부응 못한 어려운 시즌이었다”며 “모든 걸 바꿔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거취와 관련한 물음에는 “당장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올해와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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