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빈, 유병헌, 황은총, 김태환, 김형진, 성기완, 이지호(왼쪽부터) 등 강원에 입단한 2025시즌 신인 7명. 사진제공|강원 FC
강원FC가 ‘제2의 양민혁’ 발굴에 진심을 쏟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강원은 ‘샛별’들의 활약에 웃었다. K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우뚝 선 양민혁(18)이 대표적이다. 고교생 신분으로 데뷔 시즌인 올해 12골·6도움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그 결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등 단숨에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기대주로 떠올랐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은 센터백 신민하(19) 역시 올 시즌 강원에 입단하자마자 20경기를 소화했다.
어린 선수들의 빠른 성장은 구단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병지 대표이사, 윤정환 전 감독(현 인천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강원 코칭스태프는 당장의 성적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신인들을 1군 무대에 과감하게 기용했다. 결국 팀은 호성적과 함께 유망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원의 적극적 신인 기용 정책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 대표이사는 “내년에는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선다. 국제대회인 ACL은 어린 선수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강원은 19일 2025시즌에 대비해 신인 선수들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지호(22), 성기완(20), 김태환, 김형진, 유병헌, 유준진, 정승빈, 황은총(이상 18) 등 8명이다.
이 중 유병헌에게 특히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양민혁이 자신의 계보를 이을 후임자로 그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수원 삼성 18세 이하(U-18) 팀인 매탄고 출신의 공격수로, 폭발적인 드리블과 우수한 슈팅 능력을 갖췄다. 유병헌은 “강원에 입단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얼른 경기장에서 팬들을 뵙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원의 스카우트망은 대학까지 넓게 퍼져있다. 이지호는 고려대 출신의 공격수로, 저돌적 돌파와 투쟁심이 강점이다. 대학에서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도 겸비하고 있다. 그는 “강원이 올해 리그 준우승을 이뤘는데,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