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K리그 프리시즌은 선수들보다 감독들의 거취로 뜨거웠다. 거스 포옛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은 전북으로 향했고, ‘강원 동화’를 쓴 윤정환 감독은 인천 지휘봉을 잡았다. 반면 전북행 루머가 파다했던 이정효 감독은 광주FC에 남았고, 인천행 가능성이 거론된 김은중 감독도 수원FC와 재계약했다. 사진출처|그리스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
유독 시끌벅적했던 K리그 감독 시장이 마무리된 분위기다. 시즌이 끝나고 또 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겨울에는 대개 주요 선수들의 이적과 잔류 등으로 뜨거웠지만, 이번에는 감독들의 이동이 흥미진진했다. 자의든 타의든 리더십의 변화를 꾀한 팀이 많았기 때문이다.
K리그 25개 구단 중 7개 팀이 사령탑을 바꿨다.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나 2024시즌 강등 직전까지 내몰린 전북 현대는 김두현 전 감독과 결별한 뒤 거스 포옛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우루과이)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깜짝 준우승으로 구단 역사를 새로 쓴 강원FC는 윤정환 감독을 보좌한 정경호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 대신 윤 감독은 K리그2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았다.
변화는 또 있었다. 올 시즌 충남아산의 깜짝 돌풍을 이끌며 승강 플레이오프(PO)에도 진입시킨 김현석 감독은 같은 K리그2 팀으로 옮겼다. K리그2 PO에서 서울 이랜드에 아쉽게 패한 전남 드래곤즈를 이끌게 됐다. 같은 무대에선 흔치 않은 ‘감독 이적’이라 전남의 승격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충남 아산은 김 감독의 빈자리를 배성재 코치의 내부 승격으로 채웠고, 최윤겸 감독이 물러난 충북 청주 또한 권오규 코치의 보직을 감독으로 바꿨다. ‘내부 승격’은 신선함은 줄 수 없어도 사령탑 교체로 인한 선수단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팀에 매력적인 선택지다. 반면 경남FC는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을 지낸 이을용 감독을 선임했고, K리그2 신생구단 화성FC는 프로 사령탑이 처음인 차두리 전 오산고 감독을 임명했다.
물론 ‘잔류’도 있다. 전북행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정효 감독은 재계약을 택하며 광주FC에 남았다. 그는 전북 구단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최종 후보 4명에 포함됐으나, 전북의 선택은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에도 올랐던 포옛 감독이었다.
또 인천 부임설에 휘말렸던 김은중 감독도 수원FC와 계약을 연장했고, K리그1 지방 유력 구단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린 정정용 감독도 그대로 김천 상무를 지휘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