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 케이브.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새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33)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콜로라도 로키스) 데뷔 후 가장 많은 123경기에 출전하는 등 경쟁력을 보여준 그는 정확한 타격과 수비, 주루 등 여러 방면에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시즌 중반 헨리 라모스의 대체자로 합류해 38경기에서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 출루율 0.420의 호성적을 거둔 제러드 영과 재계약을 두산이 포기한 것도 케이브를 향한 믿음이 깔려있어서였다.
케이브는 풍부한 빅리그 경력을 지녔다. 2011년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6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2018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MLB 7시즌 통산 523경기에서 타율 0.236, 45홈런, 176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8시즌 통산 4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64홈런, 256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두산은 일찌감치 케이브를 주전 우익수로 낙점하고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 기대에 걸맞게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기간에는 자율훈련일에도 야구장에 출근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설날 행사 때 동료들과 함께 떡국을 먹는 등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 또한 아끼지 않았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두산 코치는 “케이브는 일단 에너지가 너무 좋다”며 “표정에서부터 당당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외국인선수들이 한국 문화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곤 하는데, 케이브는 처음부터 리더처럼 앞에 나서더라. 마치 몇 년간 함께 생활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실전 능력 또한 합격점을 줄 만하다. 케이브는 입단 당시부터 강한 손목 힘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구단 관계자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데, 스윙은 짧더라. 복잡하지 않고 굉장히 간결한 스윙을 하는 선수다. 투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브 역시 두산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받았던 장비 중 두산에서 받은 것들이 가장 좋다”며 “새로운 기회가 주어져 기대가 크다. 두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고,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다. 나 또한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가혹할 만큼 높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지 팬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야자키(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