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K리그1 2025’ 초반 성적은 이적생들의 활약과 비례한다. 대전하나 공격수 주민규, 광주 수비수 민상기, 대구 수비수 정우재(왼쪽부터)가 대표적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나은행 K리그1 2025’ 초반 성적은 이적생들의 활약과 비례한다. 특히 전 소속팀에서 부침을 딛고 ‘백조’로 거듭난 선수들이 돋보인다.
4승1패, 승점 12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은 주민규(35)의 골 폭풍에 웃고 있다. 지난 시즌 후 울산 HD를 떠나 대전하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5경기에 모두 출전해 5골·1어시스트로 펄펄 날고 있다.
주민규는 지난해 울산 소속으로 33경기에서 10골·4어시스트를 뽑았지만, 이름값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하락세를 보인 탓에 리그 3연패 후 세대교체에 돌입한 울산에서 그의 입지는 좁아졌다.
황선홍 대전하나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했지만, 이 정도의 활약을 기대한 이는 드물었다. 다행히 사령탑의 신뢰가 재도약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3월 축구국가대표팀을 임시로 지휘하던 시절 주민규를 처음으로 발탁했던 황 감독은 대전하나에서 재회한 뒤에도 그가 파괴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황 감독은 “(주)민규의 꾸준한 골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고 칭찬했다.
광주FC 역시 공격수 박인혁(30)과 수비수 민상기(34)의 활약이 반갑다. 지난 2년 동안 사회복무요원 소집으로 인해 K4리그에서만 뛰었던 박인혁, 이 기간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에서 밀려난 민상기 모두 영입 당시 기대치가 낮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광주에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각각 4경기와 3경기에 나서며 제 몫을 했다. 정호연(25·미네소타 유나이티드)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으로 전력이 약화한 광주가 올해 K리그1 무패(1승3무·승점 6)를 달리는 동시에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안착한 데는 이들의 지분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K리그2 충남아산과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겨우 생존한 대구FC도 올해 2승1무2패, 승점 7로 선전하고 있다. 각각 전북 현대와 제주 SK에서 이적해온 수비수 정우재(33)와 미드필더 한종무(22)의 기대 이상 활약이 인상적이다. 이들이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면 대구는 지난해의 처절함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