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 박혜진(오른쪽)이 20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김소니아와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WKBL
“저도 놀랐어요.”
부산 BNK 썸 관계자는 아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을 하루 앞둔 19일 팀 훈련을 지켜보다 깜짝 놀랐다. 양쪽 발목이 좋지 않은 박혜진(35·179㎝)이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내내 왼쪽 발목이 불편해 고생한 박혜진은 18일 챔프전 2차전 도중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가볍진 않은 부상임에도 끝까지 코트를 지킨 그는 3차전을 앞두고는 정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휴식 대신 훈련을 택했다.
그 이유를 박혜진에게 직접 들었다. 그는 “우승 기회가 온 만큼 시리즈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3차전에 진통제를 먹고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정규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박혜진의 왼쪽 발목 부상과 관련해선 여러 루머가 돌았다. 발목 인대가 성치 않아 경기 출전 자체가 어렵다는 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규리그 6라운드에 복귀했다. 왼쪽 발목에는 보호장비를 착용했다. 4강 플레이오프(PO)와 챔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오른쪽 발목마저 다쳤다. 하체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3차전에서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공·수에 걸쳐 맹활약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3점포까지 터트리며 BNK의 창단 첫 우승에 앞장섰다.
박혜진은 “사실 우승을 바라보며 시작한 시즌은 아니었다”며 “팀을 옮겨 새로운 동기부여로 열심히 하려고 했다. PO 진출을 목표로 달렸는데, 여기까지 왔다. 노력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언니 믿고 따라와’라고 평소 얘기했는데,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발악했다. 마지막 결과가 우승이라서 더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무려 9개의 우승 반지를 챙긴 박혜진이다. 10개를 채우고 싶은 욕심이 날 법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 시즌도 우승을 바라보고 뛰지 않았다”며 “내가 할 일들을 열심히 하고, 준비를 잘하면서 결과를 기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회복해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한 만큼 박혜진은 충분한 휴식과 재정비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