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도 먹으면서 하니까 재밌더라구.” 롯데-한화전이 열리기 전인 27일 대전구장. SK 김성근 감독의 베이징올림픽 해설이 화제에 오르자 한화 김인식 감독은 소탈한 웃음을 지으며 “나도 했잖아”라고 했다. 실제 김 감독은 한 대형 포털 사이트의 문자중계 특별해설자로 초빙돼 한일전 중계를 맡았다. 김 감독으로선 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30여년 만에 ‘해설가 복귀’를 한 셈. 김 감독은 1970년대 김성근 감독과 공동해설로 고교야구 라디오 중계를 딱 한 번 해봤을 뿐이었다. 김 감독은 “누군가의 손에 붙잡혀 마이크를 잡게 됐어. 김준환이 홈런 3방을 친 경기였는데 느닷없이 캐스터가 ‘1경기 3홈런은 세계기록이겠죠?’라고 묻는 거야. 내가 자료가 어딨겠어? 그냥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했지”라며 좌충우돌 해설 데뷔전을 회고했다. 김 감독은 “옛날과 견줘보면 세상 참 좋아졌어. 마이크 크기만 봐도 그래”라고 말했다. 문자중계여서 포털 측은 방송 장비를 꾸려서 김 감독의 대전 숙소로 찾아왔다. 김 감독은 “해설 끝나고 식당가니까 사람들이 ‘잘 봤습니다’ 그래. 인터넷도 많이 보는 모양이야”라며 격세지감을 실감한 듯 말했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