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조성환’의롯데“‘넉살맨듀오’있으매…”

입력 2009-02-1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홍성흔-조성환사이판훈련·생활에‘청량제’역할…“올모토는팀플레이”
롯데 덕아웃은 늘 시끌벅적한 편이다. 유쾌하고 밝은 선수들이 많은 덕분이다. 그런데 올 시즌엔 한층 더 할 듯하다. 넉살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조성환(33)과 홍성흔(32)이 단단히 의기투합해서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사이판의 일상. 이들은 새로운 파트너십 덕분에 무더운 날씨와 지루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에피소드 1 : 단골이 된 마사지숍 숙소 인근에 갈 만한 곳이라고는 쇼핑몰 하나뿐이다. 환율이 너무 오른 탓에 마음 놓고 돈을 쓸 수도 없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태국식 전통 마사지숍. 조성환은 “뭉친 근육이나 풀러 가자”며 홍성흔을 이끌었다. 두 번밖에 안 갔는데 벌써 단골 대접을 받는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밀어붙인’ 게 비결이다. ‘야구선수’라고 소개했더니 직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란다. 그래서 가게에 있는 컴퓨터로 직접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검색했다.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직원들은 더 공들여 마사지를 해준다. ○에피소드 2 :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이판의 생활은 단조롭다. 롯데는 훈련량이 적은 편이라 더 그렇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오후 웨이트 트레이닝 한두 시간으로 막을 내린다. 저녁식사 후에 개인 훈련을 하지만 여유 시간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한국에서 가져간 노트북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이유다. 이 때도 조성환과 홍성흔은 서로 리스트를 공유한다. 최근 홍성흔은 조성환에게 ‘펠론’이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아들을 지키려다 감옥에 들어가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공교롭게도 둘 다 두 아이의 아버지다. 특히 조성환의 둘째 예준 군과 성흔의 둘째 화철 군은 아직 태어난 지 1년도 안 됐다. 두 아버지에게는 갓 태어난 아들 얘기만으로도 시간이 참 잘 간다. ○시즌 모토는 무조건 ‘팀플레이’ 둘은 훈련 때도 죽이 잘 맞는다. 무조건 ‘팀플레이’를 하자는 데 뜻이 맞았다. 올해 정식으로 주장이 된 조성환은 “동기생인 우리가 선배들을 잘 모시고 후배들 얘기를 귀담아 듣자고 다짐했다. 두산 주장 출신인 홍성흔에게 팀을 이끌어나가는 법을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롯데에 적응하고 있는 홍성흔도 “조성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팀에서 원하는 역할이라면 뭐든 해내고 싶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도 이들을 보며 흐뭇해한다. 롯데의 한 선수는 “요즘 코치님들이 두 형들을 본받으라는 말로 입에 침이 마른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