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스타플러스]두산이종욱노려친결승2루타…‘악바리’일냈다

입력 2009-10-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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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 이종욱이 8회초 2사 3루때 적시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문학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시즌부상에PO만벼르고별러-약점코스기다려‘근성의한방’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가장 정신력이 강한 선수를 꼽는다면 이 선수를 지목하고 싶다.

지난 2년 연속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던 두산의 이종욱이 팀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 1회 내야안타와 도루로 상대내야를 흔들면서 선취득점을 올렸다.

1-1 동점이 된 8회 2사 3루에서는 우중간을 꿰뚫는 결승 2루타를 쳤다. 7회 터진 SK 박정권의 동점홈런으로 분위기가 SK쪽으로 흘러간 상황. 이종욱의 안타가 나오지 않았으면 주도권은 SK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컸다.

곧이어 고영민의 2점홈런까지 터져 나오면서 두산은 적지에서 2승을 거두고 SK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여름부터 이종욱은 “제가 할 일은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사실 6월초 KIA전에서 큰 부상을 입고 한달 반 만에 1군에 복귀했지만 이종욱의 몸 상태는 시즌 내내 정상이 아니었다. 훈련부족으로 근력이 약해져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는 포스트시즌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 했다.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과 특타를 하며 몸을 만들어 나갔다.

올해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장원진 예비코치는 올림픽과 WBC에 참가했던 소프트뱅크의 가와사키가 “한국야구는 근성이 무섭다. 몸에 맞고라도 출루하려고 하는 정신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특히 가와사키는 이종욱과 KIA 이용규의 근성을 높이 샀다고 한다. 이종욱은 그런 선수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다. 공격할 때나 수비할 때나 망설이지 않고 몸을 던지는 선수다. 그 때문에 올해 큰 부상도 당했지만 그게 이종욱의 야구다.

2차전 이종욱의 결승 2루타는 이종욱의 달라진 공격포인트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몸쪽 공도 밀어치려고 했지만 이젠 과감하게 잡아당기기로 했다. 정말 기분 좋게 잡아당겨 2루타를 쳤다. 2007년 시즌을 마치고 결혼한 이종욱은 내년 4월 아빠가 된다.

올시즌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것도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됐다. “2연승했지만 아직 1승이 남았습니다. SK 아닙니까? 끝까지 긴장해야죠.”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이종욱이 지난 여름 자신이 한 약속을 지켰다. 그는 역시 강한 정신력의 승부사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두산 이종욱=(PO에서 유독 잘 한다는 칭찬에) 시즌 중에 큰 부상도 있었고 많이 부진하기도 해서, 준PO나 PO에서는 시즌 중에 못 보여드렸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8회 우중간 결승 2루타를 칠 때 시프트를 의식했냐는 질문에) 의식은 안 했고, 평소 그 코스에 많이 약해서 한 번은 오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이 가운데로 몰려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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