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화사주는감독´임달식,"다치지않는농구가내바람"

입력 2009-01-11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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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단뿐 아니라 여자농구 6개 구단 선수들 모두 다치지 말아야 한다." 10일 현재 24승 3패(승률 0.889)로 2008~2009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산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45)은 신년 인터뷰에서 "부상이란 선수는 물론 구단, 나아가 한국 여자농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우리 구단뿐 아니라 6개 구단 선수 모두가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완벽에 가까운 전력으로 통합 챔피언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신한은행 임 감독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는 여유를 부리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임 감독은 이미 조선대에서 사령탑을 맡던 시절에도 부상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문제에서도 선수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일례로 조선대 시절, 선수들의 농구화를 자신의 사비로 직접 사준 것. 이유는 간단했다. 부상을 주의하라는 의미였다. 조선대 시절, 임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부산 중앙고 강양현 감독(27)은 "당시 임 감독님께서 사비로 직접 농구화를 사주시곤 했다. 대학이라 운동량이 많다 보니 운동화 밑창이 빨리 닳았다. 자주 사는 편이었다"면서 "(제가)아직 초보 감독이지만 그런 감독님의 모습을 배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임 감독이 찾은 해답은 자신의 주머니였던 것이다. 사실 임 감독은 조선대 사령탑으로 선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1989년 농구대잔치 결승전에서 있었던 허재 현 KCC 감독과의 주먹다짐의 상대로만 기억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농구명문 휘문고와 고려대를 거친 임 감독은 현대전자에서 활약하던 때, 정확한 외곽슛과 근성 있는 수비로 정평이 났던 훌륭한 선수였다. 임 감독은 허재 감독과의 폭력사건으로 인해 ´1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나중에 징계가 절반(6개월)으로 완화됐지만 임 감독은 그리 오래 유니폼을 입지 않았고 1992년에 조용히 코트를 떠났다. 그는 "허재 감독과의 일이 나의 은퇴에 영향을 준 것은 전혀 아니다"며 "구단과 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은퇴 이후 임 감독은 개인사업, 세미프로골퍼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 공부를 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봉착했었고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기도 했다. 임 감독이 다시 찾은 곳은 결국 농구 코트였다. 그리고 승승장구 중이다.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성적은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신한은행의 업적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신한은행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분들이 이룬 것이다.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임달식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번 시즌도 그렇지만 여자 프로농구를 평정하고 있는데? "처음 신한은행을 맡을 때, 여자농구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 운 좋게 좋은 선수들과 팀을 만났고 코치진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모든 것이 합쳐져 좋은 결과로 나왔고 지금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한 것은 크게 없다." -조선대 감독 시절에도 2부에 있던 학교를 1부에 올려놨는데? "열정을 가지고 해서 그런지 좋은 결과가 있었다. 매우 좋은 성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전국체전에서 준우승, 1부 대회에서 6강 안에 들기도 했다." -남자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여자 선수들을 지도할 때에 힘든 것은 없었는지? 차이가 있다면?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 여자 선수들은 스스럼 없이 편하게 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말 한 마디를 하는데도 매우 조심스럽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신한은행을 맡은 지 1년 정도 지난 후에 선수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대하는데 노하우가 생겼다." -농구대잔치에서 허재 감독과 벌인 주먹다짐이 항상 따라다니는데? "그 일로 인해 내가 은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과정일 뿐 당시 사건은 나의 은퇴와 전혀 상관없다. 1년 자격정지를 받고 이후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은퇴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캐나다 이민을 준비했지만 부모님의 적극적인 만류로 접었다. 1993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2년 7개월 만에 세미프로테스트에 통과했다. 하지만 구력의 한계와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 골프채를 놨다." -임달식만의 지도 철학이 있다면? "모든 것에 자신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두고 원칙에서 어긋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농구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해당되는 말이다." -올해 바람이 있다면? "우리 구단뿐 아니라 6개 구단 선수 모두가 다치지 말아야 한다. 부상은 선수는 물론 구단, 나아가 한국 여자농구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모든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 그게 한 구단의 감독으로서 나의 바람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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