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뭐 긴장이 되겠어요. 사실 좋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6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2008- 2009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 신세계 쿨캣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전, 신한은행의 기둥 전주원(37), 정선민(35)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에게 플레이오프의 중압감 따위는 없었다. 신한은행은 정규리그에서 신세계와의 8번의 맞대결을 모두 이겼다. ‘하던 대로’하면 되는 경기. 반면, 신세계 정인교 감독은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옵션들을 다 활용해 보겠다”고 했다. 신세계가 1쿼터 초반, 양정옥(14점)과 김정은(27점·10리바운드·7어시스트)의 득점으로 7-0까지 앞서자 신한은행의 승부욕이 타올랐다. 하은주(25점·10리바운드)와 정선민(31점·8리바운드·10어시스트)의 활약으로 2쿼터까지 46-37로 앞선 신한은행은 이후 10여 점차의 리드를 유지한 끝에 결국, 96-8 6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19연승을 포함하면 20연승의 대기록이다. 신한은행은 2승만 추가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신세계는 신한은행의 정선민(184cm)-하은주(202cm) 트윈타워를 봉쇄하기 위해 적극적인 도움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노련한 정선민은 “이미 신세계의 작전을 간파했었다”고 말했다. 정선민은 도움수비가 오면 바로 빈 곳에 있는 동료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하은주는 “25점을 올린 것은 다 언니들의 도움”이라면서 “자리만 잘 잡고 있으면 좋은 패스가 내 손에 들어온다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정선민이 빛난 것은 어시스트 뿐만이 아니었다. 골밑수비에 많은 역량을 투여한 신세계는 양지희(185cm)와 배혜윤(181cm), 허윤자(183cm)가 모조리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났고, 정선민은 17개의 자유투 가운데 13개를 몰아넣었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정선민은 “언제든 (상대선수를) 코트 밖으로 내몰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세계는 김정은이 분전했지만, 전주원과 천적관계인 김지윤(2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양 팀의 2차전은 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안산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