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하승진‘4차전에선뭐보여줄래?’

입력 2009-04-25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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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센터 하승진. [스포츠동아DB]

하승진의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 전주 KCC는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패했지만 2, 3차전을 내리 차지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섰다. 중심에는 ´괴물 신인´ 하승진(24)이 존재했다. 하승진은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평균 18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골밑에 자리를 잡는 법을 제대로(?) 배운 하승진은 이전의 하승진과 달랐다. 서울 삼성 수비진들의 매서운 파울공세도 한 번 터를 잡은 하승진을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센터로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자 기량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골밑 자리싸움이다. 시즌 초반, 어쩔 줄 몰라 당황하던 모습을 이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여자프로농구 구리 금호생명의 이상윤 감독(47)은 "(하)은주나 (하)승진이나 처음에는 골밑에서 자리 잡는데 애를 많이 먹는 모습이었는데 시즌 막판, 중요할 때 가니까 아주 잘 하더라. 엄청난 성장속도"라고 평가했다. 하승진의 친누나이자 WKBL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안산 신한은행의 하은주(26) 역시 처음에는 골밑 몸싸움을 스스로 피하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임달식 감독(45)은 철저한 출전시간 관리와 하은주 중심의 패턴 등으로 하은주를 변화시켰고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KCC는 하승진을 개인적으로 지도할만한 센터도, 센터 출신의 코칭스태프도 없다. 때문에 하승진의 성장이 더욱 놀라운 것이다. 감독, 선배들의 지시 사항을 몸으로 흡수하고 있는 셈. 대표적인 것이 허재 감독(44)과 추승균(35)이 전달한 자리잡기와 피벗, 볼을 잡을 때의 동작이다. 하승진은 1차전에서 패한 뒤 감독과 선배의 조언을 2차전에서 그대로 활용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피벗을 도는 방향은 미들라인이 아닌 베이스라인 쪽으로 향했다. 또 공을 잡을 때, 기존에 팔을 들고 동료를 바라보던 것과 달리 상대 수비와 얼굴을 맞대고 있다가 갑자기 도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승진은 "앞으로 저의 농구인생에서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하승진의 변화로 삼성은 더블팀 수비를 들어갈 타이밍을 잡는데 애를 먹었고 전체적인 수비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3차전부터는 강병현(24)까지 합류해 더욱 답답하게 됐다. 하승진은 최근 경기 후에 이뤄지는 인터뷰에서 "오늘 또 하나 배웠네요"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리곤 다음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농구 관계자들은 ´하승진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좋아진다´며 입을 모은다. 무한진화 중인 하승진. 4차전에서는 무엇을 보여주고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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