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현대의 미드필더 오장은(23)이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장은의 주포지션은 미드필더다. 프로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중앙미드필더로 기용돼왔고,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패스력과 수비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오장은´하면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고정관념이 생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선입관 없이 최근 K-리그 울산 경기를 지켜본다면 오장은의 포지션이 어딘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오장은의 활동 반경은 이미 수비형 미드필더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13일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18라운드 수원삼성 홈경기와 21일 열린 성남일화 원정경기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수원전에서 오장은은 수차례 왼쪽 측면을 침투해 수원 수비진을 흔들었다. 공격 기회가 올 때마다 문전 쇄도를 서슴지 않았다. 오장은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성남전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4분 양 팀 통틀어 첫 슈팅을 날린 것도 오장은이었을만큼 그의 공격 성향은 빛을 발하고 있다. 측면으로 공이 이동했을 때 가장 먼저 문전으로 쇄도하는 것 또한 오장은이었다. 오장은의 이같은 변화를 지켜본 울산 관계자도 ″활동량이 다른 공격수들의 세 배는 되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격에 가담한 뒤 다시 자신의 원래 위치인 중원으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오장은이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거듭나고 있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팀 리버풀의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28, 잉글랜드)가 100호 골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제라드는 주포지션이 중앙미드필더임에도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대회에서 결정적인 골을 심심찮게 터뜨리고 있다. 제라드가 세계 축구계의 각광을 받는 것은 미드필더로서 능력뿐만 아니라 득점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오장은이 제라드처럼 득점력을 갖춘 미드필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골 결정력을 키워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장은은 공격 가담 횟수, 위치 선정 등은 뛰어나지만 슈팅 타이밍이나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장은의 득점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구FC 소속이었던 지난 2006년 6골(2도움)을 터뜨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번 2008시즌 들어 오장은은 2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오장은은 올해 24경기에 나서 28개의 슈팅을 날리는 등, 골 욕심을 부리고 있다. 국가대표팀도 이제 골 넣는 미드필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오장은과 함께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던 기성용(19, 서울)은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에서 A매치 두 번째 출전 만에 데뷔골을 터뜨려 박수를 받았다. A매치 10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골을 넣지 못한 오장은이 리그에서 골 행진을 벌이면서 대표팀에서도 골 넣은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