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석 의원이 올린 자료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시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등 각종 행정적 난맥상이 불거진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온 문화체육관광부의 중간발표 일정이 정해졌다. 10월 2일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다음 달 2일 우선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문제에 대한 발표를 먼저 하겠다”며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 정상적 선임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 개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유 장관은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지적하고, 감독 거취 문제는 KFA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홍 감독의 선임 과정과 절차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자, 7월 중순부터 KFA를 조사한 뒤 감사에까지 나선 상태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부 축구인들과 접촉해 기초 조사를 한 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해 정식 감사를 결정했다.
KFA는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10억 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직유관기관단체로 지정돼 올해부터 정부 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KFA는 매년 300억 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문체부는 정부 자금이 투입된 안건에 대해서만 관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단체를 감사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갖게 됐다. 이미 2개월가량 집중 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KFA를 둘러싼 다양한 사안 중 축구팬들의 관심도가 가장 큰 감독 선임 조사 결과부터 발표하기로 했다.
물론 국회 문체위에서 도마 위에 오른 안건은 홍 감독 선임만이 아니다. KFA 재정 부분도 많은 질의를 받았다. 네이밍라이츠(명명권)가 가장 먼저 등장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의 KFA 사유화 정황이 드러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배 의원은 네덜란드의 한 건축회사가 제출한 가상 디자인 사진에 삽입된 ‘HDC 아레나’의 문구를 지적했다.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오너다. 이에 정 회장은 “가칭일 뿐이다. 앞으로 명명권을 팔 계획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처럼 경기장 이름을 붙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FA 중계권 계약 이야기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KFA와 쿠팡의 계약 배경에 2020년 당시 KFA 전무이사를 지낸 홍 감독과 친분이 있는 한 업체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홍 감독과 친한 회사가 수의계약으로 뉴미디어 방송권을 싸게 얻어 여러 업체에 비싸게 팔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김 의원의 말에 홍 감독은 “당시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이 있었는데 1, 2차 모두 입찰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역시 불공정 의혹을 산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의 위약금도 빠지지 않았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KFA는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하며 100억 원을 (잔여 연봉 및 위약금으로)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금액에 오해가 있다. 그렇게 큰 액수는 아니다”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지시한 적이 없다. 위약금은 KFA 재정에 문제없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